진보성향 첫 서울교육수장 곽노현 인터뷰

진보성향 첫 서울교육수장 곽노현 인터뷰

입력 2010-06-06 00:00
업데이트 2010-06-0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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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서울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첫 진보성향 교육수장에 오른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는 6일 ”훗날 인권을 존중하고 학교를 민주주의 체험장으로 만든 교육감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곽 당선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무상급식 추진 일정,혁신학교 청사진,교원평가제에 대한 입장,시·도 교육감협의회 운영 방안 등 굵직한 교육 현안에 대한 기본구상을 밝혔다.

 그는 교사와 학부모 중심으로 이뤄지는 현재의 교원평가를 학생 중심의 만족도 조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또 ‘공약 중의 공약’으로 내건 친환경 무상급식 약속에 대해서는 최소한 초등학교라도 내년부터 전면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곽노현 당선자와 일문일답.

 --무상급식의 구체적 추진 일정을 어떻게 잡고 있나.

 △최소한 초등학교는 2011년부터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할 수 있도록 예산안을 짤 생각이다.중학교도 가능하다면 그렇게 할 생각이지만 예산 여건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내년에는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지만 소요예산을 검토해보겠다.그래도 (중학교) 1~2학년은 꼭 시행할 수 있으면 한다.

 (소요예산 마련 방법과 관련) 현재 학교시설 관련 예산이 많다.단가 입찰제도 등을 잘 개선하면 전체의 10% 정도는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이는 부패 발생 요인을 줄이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1석2조’라고 본다.

 --‘혁신학교’가 기존 정책과 중복된다는 말도 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의 교육복지투자사업은 말 그대로 교육복지에 한정된 개념이다.그러나 혁신학교는 공교육을 추진하는 데 있어 교육복지와 함께 진행한다는 의미다.혁신학교는 가장 어려운 낙후된 지역부터 지원하는 내용과 함께 공교육 혁신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즉 창의력,인성,적성·진로 요소를 구현해 말 그대로 ‘개천에서 용나게 하는 것’을 보여준다.최고 수준의 학교를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동네 학교가 바로 최고 수준이 되게 한다는 데 목적이 있다.교사 업무부담을 줄여줄 수 있고 지역사회도 참여하는 학교가 될 것이다.

 --시민사회단체와 연계 방안은.

 △난 관료주의를 무척 싫어한다.공무원조직은 굉장히 우수하지만 관료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공무원 조직은 시민사회가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부패하고 국민의 뜻과 법의 정신에 충성하기보다는 내부조직 원리에만 충실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시민들의 참여를 실질화하고 전면화해 학교뿐 아니라 교육행정에 동시에 구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교육주체와 이해 관계자들과의 협의도 진행한다.열린 공치(共治.함께 운영한다는 뜻),협의를 학교 행정에 구현하고 싶다.

 --올해 전면시행에 들어간 교원평가에 대한 의견은.

 △전문직일수록 엄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교사는 현장의 절대 권력이다.(아이가) 좋은 교사를 만나면 다행이지만 나쁜 교사를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아이를 기르는 것은 생명을 기르는 것이다.교사들 다수는 훌륭하다.그러나 일부는 타성에 젖어있는 이들도 있다.또 수업에 열정을 잃은 교사가 부담없이,타성으로 지낼 수 있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교원평가는) 제대로 설계해 운영한다면 순기능이 있을 것으로 본다.그러나 교과부의 교원평가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동료교사,학부모 중심 평가,이것을 학생 중심의 만족도 조사가 될 수 있도록 제안할 것이다.(교원평가는) 교사와 아이들 간의 대등한 합의와 소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교육감협의회 내에서 의견충돌도 예상된다.

 △그렇지 않다.주민 직선 교육감들은 국민의 뜻과 기대,필요와 요구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학부모들은 어쩔 수 없어서 사교육비를 쓰고 있다.아이들은 학교수업에 행복해하지 않고 있다.이런 점을 고려할 때 양심을 가진 교육감이라면 공교육의 나아갈 방향에 90% 이상 합의할 것이다.강력한 공통분모를 중심으로 정치권에 공통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낙관한다.

 --임기가 끝난 뒤 기억되고 싶은 자신의 교육감상(像)은.

 △현재 학교교육은 매우 낡았다고 생각한다.박물관으로 보낼 때가 됐다.서울의 공교육을 혁신하는 교육감이 되겠다.학생들에게는 인권을 존중하고 학교를 민주주의 체험장으로 만든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한다.교사에게는 아이들에게 느꼈던 첫사랑을 회상시켜준 교육감이,학부모에게는 사교육을 잡고 아이들의 적성·진로를 찾아줘 인생을 되돌려준 교육감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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