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밖에선 할 말은 좀 하고 살겠다”

유인촌 “밖에선 할 말은 좀 하고 살겠다”

입력 2010-08-10 00:00
업데이트 2010-08-10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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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후 최대폭의 개각을 단행한 다음 날인 9일 떠나는 국무위원들을 위해 제2기 내각과 ‘고별 만찬’을 했다.

 집권 초중반기 고락을 함께한 ‘동지’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인간적 정리를 나눈 자리였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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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연합뉴스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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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대통령은 먼저 정운찬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을 ‘어려운 시기를 함께한 동지’로 칭하면서 “그만큼 여러분들에 대해 특별한 마음을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고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정 총리에 대해 “들어올 때부터 고생을 많이 하셨다.정 총리는 시작은 어렵게 했어도 국민들에게 ‘총리가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인상을 주고 떠나시게 됐다”고 말했다.

 또 “나는 들어올 때 내가 생각했던 총리보다 1년을 함께 지내면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됐고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며 “총리와는 어떤 것도 함께 대화를 하는데 이런 것은 공적인 관계에서는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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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국무위원들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뒤 정운찬 총리 등 퇴임하는 국무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 정운찬 국무총리, 이 대통령, 주호영 특임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연합뉴스
퇴임 국무위원들과 함께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마친 뒤 정운찬 총리 등 퇴임하는 국무위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재희 보건복지부장관, 정운찬 국무총리, 이 대통령, 주호영 특임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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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훌륭한 총리를 만났다는 것을 인생 살아가면서 행복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정 총리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 장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명하며 격려한 뒤 “나는 인간관계를 중시한다.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나는 인간관계를 평생 갖고 간다”면서 “함께 일했던 총리와 장관들 모두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사례했다.

 그러면서 “나가나 들어오나 관심을 갖고 함께한다는 생각을 가져달라”며 “나가 있더라도 거리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나에게 무슨 할 말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제 그만두는 사람들은 시간이 날테니 부인들과도 같이 좀 다니며 시간을 보내라”고 권유한 뒤 “바깥 얘기를 전화로 해주고 메일로도 보내주고 하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어 “나가더라도 가끔 만날 기회를 가질 것이다.주말 같은 때 연락하면 바쁘다고 거절하지 말라”고 해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물러나는 국무위원들에게 “떠나시는 분들만 모시고 다시 식사자리를 갖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10개월여간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여기 모든 분들 덕분”이라며 “보람도 있고 미진한 점도 있었으나 떠나면서 생각하니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대통령님 덕분에 대한민국은 세계의 중심국가로 진입하게 됐다”면서 “인구가 5천만이 넘으면서 국민소득이 1인당 2만달러가 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 외에 6개국밖에 없다.우리는 명실상부한 G7국가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훌륭한 총리’라는 이 대통령의 평가에 대해 “과분한 칭찬을 해 주셨다.저는 어디에 있든 대한민국이 더 맑고 더 밝고 더 바른 나라로 가는데 앞장서겠다”고 화답했다.

 물러나는 장관들도 각자 의미심장한 소감들을 밝혔다.

 주호영 특임장관은 판사 퇴임 때 2개월이 모자라 공무원연금 만기 수급 대상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이번에 장관을 하면서 연금을 채우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 있는 동안 후원금 계좌도 막아놓아서 바닥이 났었는데 이제 (국회로) 돌아가면 열게 됐다”고 덧붙였다.

 친박계(친박근혜계) 의원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다소 짧았던 장관 재직 기간을 염두에 둔 듯 “속성과를 나온 느낌이다.학점이 좋아 일찍 졸업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를 꼽았다.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꽃이 필 때도 아름답지만 장작불이 탈 때도 아름답다”면서 “장작불이 타듯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장수장관’이었던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밖에 나가서는 할 말은 좀 하고 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윤옥 여사도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권유에 못 이긴 듯 모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격려사를 했다.

 김 여사는 “그동안 너무 고생 많이 하셨다.이 대통령과 일하시다 보면 생각지 못한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며 “특히 시간에 많이 쫓기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또 “대통령은 말려도 안 되는 사람”이라며 “출근도 좀 천천히 하시고 쉬는 날 쉬라고 해도 소용이 없다.결혼해서 오늘날까지 일에 관해서는 그렇게 해 오셔서 지금은 말리지도 않는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면서 “해외출장을 가서도 24시간도 모자라 쪼개서 동분서주하신다.그래서 모시는 분들이 참 안쓰럽다”고 덧붙였다.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만찬에서 정 총리는 병을 들고 다니며 국무위원들에게 일일이 막걸리를 따라줬고,단체로 몇차례 건배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홍 수석은 전했다.

 정 총리와 부처 장관 14명,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권태신 국무총리실장 등이 부부 동반으로 만찬에 참석했으며,청와대에서는 임태희 대통령실장,김인종 경호처장,백용호 정책실장,정진석 정무수석,홍상표 홍보수석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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