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경축사’ 3단계 통일방안 의미

‘8.15경축사’ 3단계 통일방안 의미

입력 2010-08-15 00:00
수정 2010-08-1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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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비핵화 원칙‘ 재확인…대북기조 변함없어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8.15경축사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해 평화통일 방안을 제시하면서 그 의미와 영향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평화공동체 → 경제공동체 → 민족공동체로 이어지는 평화통일의 3단계 방안을 내놓았다.

 이는 현 정부의 통일정책이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그동안 고수해온 ’비핵개방 3000‘의 원칙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1989년 노태우 정부가 발표한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1민족 1국가 1체제 1정부‘를 이루는 하나의 통일국가를 목표로 하되,과도적인 단계로 ’1민족 2국가 2정부 체제‘라는 남북연합을 상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 대통령도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보장,남북간 교류협력을 거쳐 완전한 통일로 가는 점진적인 통일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 대통령이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경제논리를 가미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일단 이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평화통일 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통일에 대한 대비로 통일세 논의를 제안한 것은 통일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3단계 통일방안‘이 천안함 사건 등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낼 실천적 도구가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이 비핵화에서 진전된 태도를 보여야 경제협력에 나선다는 ’비핵개방 3000‘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평화공동체를 구축하려면 무엇보다 한반도의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통일의 최우선 전제가 북한의 비핵화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현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일관되게 고수하고 있는 비핵화와 남북관계의 연계원칙을 재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한반도에서 핵문제가 최대 화두로 부각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핵문제의 해결없이 남북관계가 한 발짝도 못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북한도 ’평화통일 3단계‘에 대해 그동안 남한의 대북기조와 다를바 없다며 부정적으로 반응할 공산이 크다.

 북한이 체제유지의 결정적인 수단으로 생각하는 핵무기를 쉽게 포기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더 이상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있어서는 안 되며,용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때까지 교역.교류 중단 등의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를 확고히 이행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축사에 담긴 메시지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내기에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3단계 통일방안은 비핵화 문제가 부각된 한반도 정세를 반영하고 있지만 남북관계의 지형을 바꿀 메시지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일각에서는 정부가 최근 ’천안함 조치‘ 이후 처음으로 인도지원단체의 방북을 허용하는 등 유연한 움직임이 있는 만큼 후속조치를 보고 대북정책의 변화를 판가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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