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2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청문회를 마친 26일 새벽 참모들에게 이 같은 심정을 밝혔다.

　그는 청문회가 끝난 뒤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참모들과 30분간 회의를 갖고 “의원들의 좋은 지적은 가슴에 잘 새겨서 총리직을 수행하게 되면 거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청문회 문답 과정에서 청문위원들이 각종 의혹을 일방적으로 제기한 것에 비해 해명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상당히 아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청문회 마무리발언에서도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생각했다”며 “많은 격려와 당부,따가운 질책은 국민이 주신 엄중한 명령이라 생각하고 부족하지만 동의해주면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통과 통합의 아이콘,자유롭고 정의로운 사회를 앞당기는 견인차가 되겠다”며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열어가는데 작은 주춧돌이라도 더하는 마음으로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에서 ‘박연차 게이트’ 연루설과 ‘스폰서’ 의혹,부인의 뇌물수수 의혹,금전거래와 재산관리 문제 등을 놓고 혹독한 검증을 받았다.

　김 후보자 측은 당초 총리 인준이 어려울 정도로 큰 결점이 없어 비교적 무난하게 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야당의 조직적.전방위적 공세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젊고 신선한 이미지에 타격을 입자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특히 박연차 전 회장을 처음 알게된 시점에 대해 청문회 첫날 2007년이라고 답했다가 다음날 2006년 가을이라고 번복하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후보자의 기억에만 의존하지 말고 실무진에서 다른 경로로 챙겨보고 검토해봤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을 처음 만난 시점을 번복한 것과 돈을 받은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만난 시점은 부정확하지만 그 자체가 돈을 받았다는 것을 확정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이를 마치 돈 받은 사실이 있는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은 정치공세이며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이날 별도의 일정 없이 광화문 사무실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