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맞은 추석에 기상청장 오후 출근”

“‘물폭탄’ 맞은 추석에 기상청장 오후 출근”

입력 2010-10-07 00:00
업데이트 2010-10-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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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정감사에서는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달 21일 수도권 일대에 쏟아진 물폭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기상 오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충북 진천 국가기상위성센터에서 열린 국감에서 ”전병성 기상청장은 폭우가 쏟아지던 추석 전날 어디에 있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차 의원은 ”집에 있다가 오후 늦게 사무실로 나갔다“는 청장의 답변에 ”이번 호우는 기상청에 의한 인재“라고 못박은 뒤 ”기상에 문외한이 저도 예보가 틀린다고 하면 대기라도 하면서 중계했을 텐데 그걸 못했으니 기상청이 1천억원의 피해를 가져온 장본인“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전 청장이 ”지난달 20일과 21일 오전에 기상예보가 있었는데,그걸 믿고 있었다“고 답하자 그는 ”이변에 적합한 컴퓨터를 못 갖춘 것이 아니라 이변에 맞는 대응을 못 한 것이 문제“라며 ”반성문을 쓰든가 월급을 깎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이찬열 의원도 ”호우경보 발표시간과 발효시간이 일치했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기상청 직원들은 즉각 다 출근했어야 했다“면서 ”청장이 오후 4시에 나왔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거들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1일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한 것은 기상청의 인재라고 생각한다“면서 ”제대로 근무했는지 연휴때 출근자 명단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의 주호영 의원도 ”지난달 21일 낮 1시20분 서울 전역의 12시간 강수량이 80㎜ 이상 될 것이라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을 때 이미 강서구 화곡동에는 72㎜의 비가 내렸고 오후 2시에 12시간 강수량이 150㎜로 격상됐을 때 강서구 일대에는 136㎜의 비가 내렸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 10분 뒤의 강수량이 150.5㎜를 기록했다“면서 ”기상청은 호우에 대비할 시간을 불과 5-10분만 준 셈으로 그 결과 서울의 8천여 가구를 비롯해 전국 1만4천여 가구가 침수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김성순(민주당) 환경노동위원장도 기상청 국정감사를 시작하며 ”광화문 일대가 잠기고 2명이 숨지고 1만4천여가구 침수된 일이 있었는데 기상청이 기후변화 예측에 필요한 예보능력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병성 기상청장은 ”예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해 죄송하다“며 ”이번 사례를 큰 교훈으로 삼아 한국형 수치모델 개발을 통해 초단기 예보능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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