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스티븐 보즈워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5일 오전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회동했다.

　이번 회동은 19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6자회담 재개에 관한 밑그림을 제시하고 우리 정부의 의사를 타진하기 위한 성격을 띤 것으로 알려져 양국의 조율 향배가 주목된다.

　보즈워스 대표와 위 본부장은 회동에서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이 취해야할 비핵화 이행조치의 내용과 수위에 대한 양국의 의견을 조율하고 앞으로의 수순과 사전정지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협상파로 알려진 보즈워스 대표는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입안하고 있는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의 내용을 듣고,이에 대한 미국측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리 정부는 북한의 선행해야할 비핵화 이행조치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활동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9.19 공동성명 이행 확약 등을 검토 중이다.

　앞서 보즈워스 대표는 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진지한 협상들이 북한을 다루는 전략(strategy)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적절히 이른 시기에 그런 것들을(진지한 협상들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또 남북대화가 6자회담 재개의 출발점이라는 공감대를 확인하고 6자회담 재개의 사전정지 차원에서 남북간 대화재개와 남북관계 개선을 어떤 식으로 추진할 지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이 마련될 경우 앞으로 남북대화를 통해 이를 북측에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즈워스 대표는 위 본부장과의 회동 직후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예방했으며 오후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김 장관이 “한국민들이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하자 “나는 한.미간에 매우 강한 우호관계와 정책공조가 형성돼있음을 한국민들이 확신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과 면담하고 6일 일본 도쿄로 향할 예정이다.

　보즈워스 대표는 한.중.일 순방을 마치는 대로 미국 워싱턴으로 돌아가 협의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며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토대로 6자회담 재개에 관한 최종 입장을 정리하고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를 의제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서는 경우에 따라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이 다시 동북아 순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