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민 드라이브 가속화…”안정감이 급선무” 지적도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6일로 취임 한 달을 맞는다.

당내 소장파ㆍ친박(친박근혜)계의 전폭적 지지 속에 원내대표로 선출된 그는 자신의 지지기반인 이들이 당내 비주류에서 주류로 자리잡는 권력지형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달을 보냈다.

황 원내대표는 당의 정책기조 변화의 와중에 친이(친이명박) 구주류 및 청와대와의 각 세우기가 본격화되는 ‘쇄신풍’의 제일 앞 줄에 서 있었다.

정의화 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힘겨루기 끝에 당대표 권한대행직을 맡아 당내 주도권을 쥐게 된 그는 곧바로 민생 문제에 올인했다. “민심을 떠받드는데 모든 정성을 다하겠다”며 친서민 드라이브를 강하게 거는 바람에 청와대와의 이상기류가 조성되기도 했다.

추가감세 철회나 대학등록금 부담완화를 위한 ‘반값 등록금’ 등 정부의 기조와 배치되는 것은 물론 파격에 가까운 구상을 자신의 간판 정책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런 친서민 드라이브는 친서민 중도개혁으로의 정책기조 전환을 쇄신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는 신주류 측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의 기조변화 과정에서 계파별 파열음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따라하기’ ‘포퓰리즘’ ‘좌클릭’이라는 구주류측의 비판이 터져나오며 당 정체성 논란이 표출됐을 때에도 그는 “내가 생각한 페이스대로 갈 것”,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겠다”고 말하는 등 거침없이 소신행보를 이어갔다.

6월 임시국회가 열린 뒤에는 대야 협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과의 6월 국회 개회협상에서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현 정부에 부담이 갈 수도 있는 저축은행 국정조사에 전격 합의하고, 대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해온 북한인권법의 법사위 상정을 관철시키는 배짱 승부수도 선보였다.

이런 그를 두고 온유한 외모와는 달리 강단있고 색깔도 강하다는 평가가 보태졌다.

하지만 앞으로도 당 안팎의 난제가 쌓여 있어 그의 앞길엔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정책 추진 과정에서 안정감을 주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없지 않다.

대학등록금 부담완화 추진 과정에서 노정된 당정협의 미흡, 설익은 아이디어 분출 등 엇박자 양상이 드러난 것도 이런 지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도 그의 향후 정치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5일 “(한ㆍ미 FTA 비준안 처리문제는) 국익이 걸려 있고, 민주당이 재재협상을 요구하며 반대하는 난제 중의 난제”라며 “처리결과는 물론 추진 과정을 얼마나 원만하게 이끌어가느냐가 황우여 체제의 연착륙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황 원내대표는 현충일을 하루 앞두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국군 수도병원을 찾아 장병들을 위로 했다.

그는 병상을 둘러본 뒤 “부모님들은 군에 보낸 자녀들이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소원한다”며 “장병의 건강은 전력의 핵심인 만큼 군 의료체계 개선 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보고 수도병원을 강화할지 별도 종합병원을 만들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황 원내대표를 비롯해 고흥길 의원과 이두아 원내대변인, 남택서 의무사령관, 윤한두 병원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