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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정부, 검토만 하다 되는 게 없다”

李대통령 “정부, 검토만 하다 되는 게 없다”

입력 2011-06-23 00:00
업데이트 2011-06-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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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기사와 현장 간담회..복지 사각지대 챙기기 행보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택배 기사들과 현장 간담회를 열고 관련 업계의 문제점과 애로사항을 직접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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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수동 한진택배터미널 기사 휴게실에서 열린 제91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해 일선 택배기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수동 한진택배터미널 기사 휴게실에서 열린 제91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해 일선 택배기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91차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서울 마포의 한진택배터미널에서 주재했다. 5평 남짓의 사무실에 택배 기사 및 택배회사 대표 등 20여명과 한 테이블에 무릎을 맞대고 앉았다.

이들의 의견을 즉각 반영할 수 있도록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과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청와대에서 백용호 정책실장, 김대기 경제수석, 진영곤 고용복지수석 등도 배석했다.

이날 방문은 이달 초 한 택배 기사가 ‘청와대 신문고’에 현장 고충을 토로한 게 계기가 됐다. 사연을 접한 이 대통령은 국토부를 포함한 관련 부처에 현황 파악을 지시하고 일선 택배기사를 만나봐야겠다고 지시해 이뤄졌다.

특히 간담회는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 등 전략 회의를 제외하고 모든 회의를 공개하라고 지시한 뒤 처음 언론에 모두 공개돼 기사들과의 대화가 있는 그대로 전달됐다.

택배 기사들은 낮은 화물 운송비 단가와 주차 단속 문제, 그리고 대부분 지입 차주들로서 사업자이기 때문에 산재혜택을 받지 못하는 등의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데 따른 어려움을 토로했다.

”기름 값이 오르는데 택배비는 왜 떨어지는지 이해가 안간다”, “주ㆍ정차 위반으로 한 달에 벌금이 20만원이 넘는다”, “집 인근에 밤샘 주차를 하면 위반 스티커가 날아온다” 등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사회자가 국토부 장관의 대책을 듣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업계의 소리를 듣겠다며 계속 발언을 유도했다.

한동안 말없이 듣던 이 대통령은 “주택가에 밤샘 주차가 안되는 이유가 뭔가”, “택배 운송비 단가는 어떻게 결정되느냐”, “영업용 번호판 제도는 어떻게 운용되느냐”는 등에 대해 묻고 관심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오늘 택배 기사들 때문에 나왔는데 얘기를 듣고 전반적인 구조를 알게됐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택배 사업 규모가 작았지만 지금은 굉장한 규모로 성장해 하나의 산업이 됐다”면서 “앞으로 택배가 점점 늘 텐데 여기에 맞는 법체제를 만들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이해단체에 이리저리 질질 끌려 다니고 그런 식으로 하면 일을 안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할 때 보면 여기 가서 이렇게 하고 저기 가서 저렇게 하고 검토만 하다가 장관이 바뀌면 새로 시작하고 그러니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다”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관료주의 행태를 비판했다.

권도엽 장관과 이채필 장관 등으로부터 관련 업계 현황을 보고받은 뒤였다.

이 대통령은 “택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떼부자가 되려고 하는 게 아니고 열심히 살겠다고 하는 것이니 제도적 보완책을 검토해 달라”면서 “주차 단속할 때도 행정 편의만 보지 말고 단속받는 사람의 편의를 고려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김대기 경제수석에게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가 모여 연구를 한 뒤 이른 시일 내에 보고토록 했다.

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택배 회사의 사회적 책임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과 택배 회사의 관계가 큰 회사에 납품하는 업체와 대기업의 갑을 관계와 같을 것”이라면서 “얼마의 수입은 보장되도록 하는 게 원칙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 시간여의 간담회 후 택배 기사들과 함께 화물을 트럭에 직접 싣는 등 현장 체험을 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앞으로도 택배 기사와 같이 사회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건설 일용직과 영화 스태프 등의 업종 종사자들을 찾아가 해결책을 제시할 방침이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사회가 발전해 나갈수록 새로운 직군, 직종이 생기고 제도적으로 챙기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다”면서 “계속 현장을 방문해 정책 대안을 내놓는 이런 형식의 서민 행보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택배 회사를 방문한 직후 서강대 인근의 한 커피숍에 들러 지나가던 대학생들과 즉석에서 자리를 함께하고 환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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