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 백청강 앙까?

’위대한 탄생’ 백청강 앙까?

입력 2011-07-06 00:00
업데이트 2011-07-0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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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 청년 스타오디션 정복..상금 절반 기부

“최종 우승자는 백청강씨입니다.”

5월 27일 밤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최종편에서 중국 연변 출신 조선족 청년 백청강(22)이 최종 우승자로 발표되는 순간 중국과 한국 곳곳에서 TV를 시청하던 조선족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가 항상 응원하고 있는 것 앙까(아십니까)”라는 한 조선족의 말처럼 백청강의 우승은 한 개인의 승리를 넘어 한국 사회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많은 조선족들에게 힘과 희망을 안겨 주었다.

백청강은 더럽고 위험하고 어려운 이른바 ‘3D’ 업종에서 일하다 돈을 벌어 돌아갈 사람들이라는 조선족에 대한 한국인의 고정관념에 균열을 일으켰다는 게 관련 사회단체와 학자들의 평가다.

’위대한 탄생’에서 멘토제가 시작된 3월부터 그의 노래실력은 한주, 한주 눈에 띄게 좋아졌고, 이에 비례해 그의 인기도 점점 치솟았다. 부모가 한국에 일하러 간 탓에 아홉살 때부터 떨어져 살았다는 사실은 한국인들에게는 연민을, 조선족들에게는 동질감을 불러 일으켰다.

팬클럽도 생겨 인터넷 포털 네이버와 다음의 팬클럽 회원을 합치면 2만6천명에 이른다. 그가 지난달 10일 비자 연장을 위해 출국한 인천공항에는 수백명이, 도착한 옌지공항에는 800여명의 팬이 모였다. 한국에 다시 왔을 때도 공항에 500여명의 팬이 몰렸고, 그가 입은 줄무늬 티셔츠와 검정 스키니진은 백청강의 공항패션으로 눈길을 끌었다.

백청강은 우승시 상금의 절반을 기부하겠다는 약속한대로 4천만원 상당의 물품을 한 보육원에 기부해 조선족에 대한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흑룡강신문과 연변일보, 길림신문 등 조선족 매체는 “약속한 상금 기부를 지키는 멋진 모습을 보였다”고 대서특필하며 조선족 백청강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냈다.



윤인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공 스토리에 열광하고 대리만족하는 게 보편적 현상이라고 전제한 다음 “백청강으로 상이한 (한국과 조선족 사회) 두 문화의 전면적 교류가 일어났다고 하기에는 무리지만, 두 사회가 쉽게 바꾸기 어려운 집단 인식이나 편견을 바꿀 계기는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백청강이 가진 여성적이고, 귀여운 이미지 덕분에 지금까지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는 무뚝뚝하고 거친 사람들’이라는 조선족에 대한 한국인의 편견에 균열이 생겼다”며 “제2, 제3의 백청강이 나온다면 서로 다양성을 인식할 계기가 되고, 나아가 두 집단간 문화 교류가 전면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백청강이 퍼뜨린 유행어 ‘앙까’는 조선족 사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조선족 젊은이에게 서울말을 쓰지 않고도 한국에서 성공하고 나아가 인기를 누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얘기다.

곽재석 이주동포연구소장은 “백청강이 조선족의 자존심을 살려줬다고 말하는 조선족 동포들이 많다”며 “3D 업종에 일한다고 멸시와 천대를 받았는데 조선족의 집념과 끈기, 자존심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얘기한다”고 전했다.

곽 소장은 “서울에서 ‘앙까’가 유행하는 걸 보고 주류 사회에 굽히지 않는 떳떳한 자세에 공감하는 조선족이 많다”며 “그는 조선족들의 롤모델이 됐다”고 덧붙였다.

백청강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백청강의 이름 표기를 둘러싼 논쟁도 일어났다.

백청강의 이름을 바이칭강으로 불러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이유로 구설에 올랐던 국립국어원은 부랴부랴 해명자료를 내 “이미 굳어진 관용 표기가 널리 통용된다면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더 우선시되고 있는 만큼 백청강이나 정대세 등 재중, 재일동포의 이름은 널리 알려진 표기를 사용한다”고 바이칭강 주장설을 일축했다.

중국인이라는 인상을 주는 ‘바이칭강’보다 우리 고유의 한자어 표기인 백청강으로 불러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고, 국립국어원도 그런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은 조선족을 대할 때 여전히 동포 개념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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