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마을엔 노인과 아이들만

조선족 마을엔 노인과 아이들만

입력 2011-07-08 00:00
업데이트 2011-07-0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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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마을 주민 5천700명→500명

지난달 27일 찾아간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우창(五常) 조선족민락향. 인적이 뜸한 채 여기저기 폐가도 눈에 띄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하얼빈(哈爾賓)에서 남동쪽으로 100km 가량 떨어진 중국 제일의 곡창지대에 자리잡은 우창 조선족민락향은 한때 1천400가구가 모여살던 헤이룽장성의 대표적인 조선족 마을이었다.

그러나 조선족의 한국행 광풍이 여지없이 이 마을을 휩쓸면서 5천700여명이던 주민수가 지금은 500명도 채 안된다.

이곳에서 60여년간 논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권운룡(68)씨는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다 떠나고 지금은 200가구 정도만이 남았는데, 그나마 150가구는 노인과 아이들 뿐”이라며 “수전(논) 농사를 짓는 가구는 50가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권씨는 “옛날에는 하루 일이 끝나면 청년들이 마을 어귀에 모여 술을 마시고 노래도 불렀지만, 지금은 그런 문화생활이 없어졌다”면서 “언제 아기 울음소리를 들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마을에서 10km 가량 떨어진 우창시 조선족실험소학교의 김분화(42) 부교장은 “유치원 85명과 1∼6학년 255명 등 총 340명의 재학생 가운데 80%가 편부모 아이들”이라면서 “600명에 달했던 학생수가 급격히 줄다가 최근에야 감소세가 조금 주춤해졌다”고 설명했다.

하얼빈에서 20km 떨어진 아청(阿城)구의 조선족 마을 홍신춘(紅新村)도 비슷한 사정이다.

촌당지부 손영자(66.여) 서기는 “등록 인구 1천500여명 가운데 현재 남아있는 주민은 200여명으로, 한국으로 간 이들이 900여명, 칭다오 등 연안 도시로 나간 이들이 300여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국제농업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 수교 당시 중국 동북 3성의 조선족 인구는 192만5천명에 달하고 35가구 이상의 마을도 2천678개가 존재했다.

그러나 18년 뒤인 2010년 현재 등록 인구는 160만1천명, 실제 거주 인구는 85만1천명으로 확 줄었다.

또 동북3성 조선족의 경작하던 논은 110만ha에서 17만1천193ha로 줄고, 나머지는 한족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대 조선족 공동체인 연변조선족자치주에 등록된 1천470여개 소규모 마을은 서류상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조선족 사회가 해체 위기로 몰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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