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총선 거취 발언’에 담긴 포석은

박근혜 ‘총선 거취 발언’에 담긴 포석은

입력 2011-07-20 00:00
업데이트 2011-07-20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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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투명한 공천에 최선 다해야” ‘공천학살 재현’ 경고 메시지 보내

19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내년 총선 거취 발언에는 ‘신뢰와 약속’을 중시하는 정치 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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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 만지는 박 前대표
트랙 만지는 박 前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9일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경기장인 대구스타디움을 찾아 트랙을 만져보며 조해녕 조직위원장으로부터 준비상황을 듣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이를 통해 총선 불출마와 수도권 출마 등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억측에 쐐기를 박은 것이자 대권 행보에서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내년 총선에 대한 지원 유세보다 공정한 공천을 강조한 것은 지난 18대 총선 공천 당시 친박계 인사들에 대한 ‘공천 학살’이 재현돼서는 안 된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우선 박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현 지역구에 그대로 출마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는 1998년 4·2 재·보궐선거 이후 4차례 연속 자신을 선택해 준 지역 주민에 대한 예의라는 인식이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당 안팎에서는 박 전 대표의 총선 거취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대선에 전력투구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대권을 차지할 경우 달성군에서는 채 1년도 안 돼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불출마를 검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선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수도권 출마 요구도 나왔다. 이러한 박 전 대표의 거취 논란은 7·4 전당대회 과정에서 원희룡 최고위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다, 호남 지역 민주당 의원들이 수도권이나 영남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확대 재생산됐다.

한 친박계 의원은 “상식대로, 정도대로 가는 게 박 전 대표의 정치 스타일”이라면서 “불출마든 수도권 출마든 성립 자체가 안 되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다른 의원도 “각종 루머를 잠재우는 발언”이라면서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고 대선을 준비하는 박 전 대표의 정치 스케줄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지역구에서 선거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큰 만큼 출마 여부와 총선 지원 유세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2004년 17대 총선 당시에도 박 전 대표는 지역구에 출마했지만, 당 대표로서 지역구보다 전국을 돌며 ‘탄핵 역풍’ 속에서도 개헌 저지선(100석)을 넘겼다.

때문에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 중에서는 총선 거취보다 공천 관련 언급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홍준표 대표가 내년 총선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자신의 최측근인 김정권 의원을 임명한 것과 관련,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공천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구심을 제기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공천에 개입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좌시하지도 않겠다는 뜻 아니겠느냐.”면서 “총선 지원 유세 여부도 공천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달린 문제인 만큼 앞날을 미리 가정해서 지원 유세에 나서겠다거나 안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11-07-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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