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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앵커출신 민주 3인방, 총선 결과 주목

MBC 앵커출신 민주 3인방, 총선 결과 주목

입력 2012-04-05 00:00
업데이트 2012-04-0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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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은 이번 4·11 총선을 준비하며 MBC 앵커 출신 3인방을 서울 남부지역에 동시에 출격시켰다. 주인공은 바로 강남을의 정동영 상임고문, 구로을의 박영선 의원, 영등포을의 신경민 대변인.

이들은 나란히 서울 남부에 출마했다는 점 외에도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1980~1990년대에 MBC 간판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의 앵커였다는 점, 서로가 서로에게 정계 입문을 권유했다는 점, 정계 입문의 창구가 모두 민주당이었다는 점 등이다.

◇정동영 신경민 박영선 3인 모두 각별한 관계’밀고 끌고’

세 사람 가운데 특히 정 후보와 신 후보는 각별한 사이라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모두 1953년생으로 어린 시절을 전주에서 함께 보내며 초등학교 때부터 전주북중, 전주고, 서울대를 거쳐 MBC까지 평생 같은 길을 걷다시피 했다.

대학은 신 후보가 1년 먼저 들어갔지만 MBC에는 정 후보가 3년 먼저 입사했다. 정 후보는 1978년 입사, 신 후보는 1981년 입사다. 1983년에 입사한 박 후보는 신 후보의 2년 후배다.

정계 입문 과정에서도 세 사람은 얽히고설킨 관계를 형성했다.

정 후보는 서울대 문리대 72학번 동기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권유로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 같은해 총선에서 전주시 덕진구에서 출마해 전국 최다득표를 기록하며 국회의원으로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정 후보는 2004년 박 후보와 신 후보에게 동시에 정계 입문을 권유했지만 두 사람 중 박 후보만이 러브콜에 화답했다.

박 후보는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맡으며 정치계에 발을 들여놨지만 신 후보는 이후에도 MBC에 남았고 2008~2009년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로 인기를 끌었다.

2009년 4월 신 후보가 이명박정부 외압 의혹 속에 뉴스데스크 앵커직을 내놓은 뒤에는 후배인 박 후보가 신 후보에게 손을 내밀며 정치를 권하기도 했다.

”내 동기들이 국무총리를 하고 대통령 후보를 했는데 이제 와서 내가 무슨 정치를 하느냐”며 박 후보의 권유를 거절하던 신 후보는 올해 초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도와 달라”는 민주당 한명숙 대표의 요청에 못 이겨 결국 민주통합당 대변인직을 수락, 정계에 합류했다.

◇3인방 전원 생환할 수 있을까?

공천이 확정된 후 세 사람은 지난달 24일 열린 신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만나 오랜만에 회포를 풀었다.

오랜만에 만난 신 후보와 포옹을 나눈 정 후보는 “MBC출신은 민주당만 온다는 얘기도 있다”며 “12월에 이명박 대통령을 내쫓고 민주 진보 정부를 세우기 위해 구로을에 출마한 박영선과 함께 (MBC)3총사가 역할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 후보 역시 “신 선배는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될 가능성이 컸지만 마지막에 험한 길을 택해 (영등포을에)출마하게 됐다”며 “영등포을에서 반드시 이겨야 국민사찰, 증거인멸, 선관위 디도스 공격으로 민주주의를 흔드는 MB정권을 심판할 수 있다”고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화답하듯 신 후보는 “(영등포을에서)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한민국을 제대로 된 나라로 만들기 위해 246개 지역구에서 다 이긴다는 사명감을 갖고 앞장 설 테니 도와 달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이처럼 각자 각오를 단단히 하고 출사표를 던졌지만 3개 지역구 속사정은 다르다.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쪽은 박 후보다.

박 후보는 구로을 현역의원이라는 점과 전국적인 인지도를 앞세워 ‘토박이’임을 내세우는 새누리당 강요식 후보와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2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야당이 승리하는 등 구로을이 야권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이란 점도 박 후보에겐 호재다.

다만 최근 가족 관련 의혹이 재부각된 점은 악재다.

최근 상대편 강 후보가 “박 후보의 남편은 회원권 가격이 7500만원인 서울클럽의 회장이며, 아들은 미국 시민권자로 연간 학비 3000만원인 외국인 학교 초등과정을 졸업했다”고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박 후보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박 후보는 상대의 네거티브 전략에 흔들리지 않고 선거일까지 우세를 이어가 승기를 굳히겠다는 작전을 세우고 있다.

뒤늦게 선거판에 뛰어든 신 후보 역시 새누리당 실세인 권영세 후보를 상대로 선전하고 있다.

선거전 초반 열세를 보이던 신 후보는 권 후보를 맹렬히 추격하며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권 후보를 추월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는 권 후보가 35.5%로 신 후보(32.4%)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지만 지난 2일 조선일보 조사에서는 신 후보(37.5%)가 권 후보(34.7%)를 제쳤다.

영등포을의 특성상 두 후보간 접전이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영등포을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이 강세였던 여의도와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신길동·대림동이 힘겨루기를 하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영등포을의 결과가 곧 서울과 수도권의 선거 결과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전문가들은 선거일 직전까지 신 후보가 권 후보와 팽팽하게 맞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이 신 후보의 장인인 고 정인범 우성사료 회장의 재산 증여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점은 다소 부담스럽다.

새누리당은 최근 1990년대 언론보도를 인용, “고 정 회장과 신 후보 가족이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주가 변동에 따라 증여·취소·재증여를 거듭했다”며 증여세 절세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신 후보 측은 “법적인 절차를 통해 세금을 완납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앞선 두 후보는 승리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지난 25년간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던 강남을에 도전한 정 후보는 당초 예상했던 대로 조금 불리한 상황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도사’로 불리는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맞붙은 정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소 밀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달 21~22일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 정 후보는 지지율 35.1%로 김 후보(43.9%)에 8.8%포인트차로 뒤졌고, 지난 1일 방송 3사 조사에서도 정 후보(31.0%)가 김 후보(46.2%)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 후보 측은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은 바닥 민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과거엔 강남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어봐야 사표(死票)로 여겨졌지만 대선후보를 지낸 정 후보가 출마하면서 당선 기대감을 드러내는 유권자들도 이제 적지 않다는 것이 정 후보 캠프의 분석이다.

선거운동 초반에 정 후보는 한·미FTA 찬성론자인 김 후보에 맞서기 위해 FTA 폐기 공약에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는 교육과 재건축 문제 등 지역 현안에 더 집중하고 있다. 정 후보 캠프는 ‘FTA 심판론’과 ‘MB 심판론’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선거일 전까지 정 후보는 부촌인 대치동과 도곡동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서민계층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일원동과 수서동 등을 두루 돌아다니며 표심을 자극, 투표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들 3인방이 이번 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거둘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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