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율, ‘박영준이 이동조 도와 사업번창’ 수차례 언급”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개발사업 시행사인 파이시티 이정배(55) 전 대표가 “김효재(60)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을 만난 적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7일 알려졌다.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최재경)가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청탁 의혹과 관련해 최시중(75·구속)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을 수사 중인 가운데 김 전 수석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선상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브로커 역할을 한 건설업자 이동율(60·구속)씨의 소개로 김 전 수석을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2008년 말 서울 강남역 인근 일식집에서 이씨의 소개로 김 전 수석(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을 만났다”며 “김 전 수석과 이씨, 함께 있던 건설업체 대표는 상당히 친해보였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자신을 돕지 않아도 이런 사람들(김 전 수석 등)이 자신을 돕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내게 면박을 줬다”며 “실제 이씨는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친이계 정치인들과 친분을 쌓으면서 영향력을 키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2008년 9월까지 이씨에게 2000~3000만원씩 서너 차례에 걸쳐 1억원 정도를 건넸다”며 “이후 더 이상 돈을 지원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검찰은 이 돈이 박 전 차관에게 건넨 것과는 별개의 돈인 것으로 파악하고 자금의 출처와 흘러간 경위, 용처 등을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김 전 수석은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 살포를 지시한 혐의로 지난 2월 불구속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 전 수석은 조선일보 논설위원 출신으로 2007년 이명박 대선후보 언론특보와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분과위 자문위원, 제18대 국회의원 등을 지냈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표는 “이씨가 ‘박 전 차관이 제이엔테크 이동조(59) 회장 등 사업자 몇명을 도와 사업이 굉장히 잘 되고 있다. 실적이 1년에 몇 배씩 좋아지고 있다’고 수 차례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이 운영하는 도시락 업체에서 포스코 계열사에 납품할 수 있도록 박 전 차관이 힘을 써줬다”며 “박 전 차관이 밀어주던 업체가 더 있다”고 부연했다.
이 회장은 박 전 차관이 이 전 대표로부터 인허가 청탁과 함께 받은 돈을 세탁·관리해 준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이 회장은 박 전 차관의 ‘자금줄’로 불려, 이 외에 또 다른 거액의 정치자금을 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회장은 파이시티 비리 수사가 시작된 뒤 검찰이 박 전 차관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지난달 25일께 출국했다. 검찰은 이 회장에게 출석할 것을 통보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해외 도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