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추대’ 분위기..2위 다툼도 관심밖으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이 그야말로 맥빠진 분위기에서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권 도전에 나선 비박(非朴ㆍ비박근혜) 3인중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경선 룰 등에 대한 불만으로 경선불참을 곧 선언할 예정인 가운데 재선 경남지사 출신인 김태호 의원도 불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근본적인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준비가 부족하다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나름대로 고민하고 공부해왔지만 중간에 돌아보니 마음만 갖고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선에 출마할지 안 할지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경선 참여, 불참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선 김 의원이 불출마에 무게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김 의원이 전날 페이스북에 자신의 실력이 부족함을 깨닫고 더욱 정진해 마침내 명필이 됐다는 ‘신라명필 김생’의 고사를 올린 것도 불출마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 측근은 “(불출마를 포함해) 근본적인 고민을 하는 중”이라고만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한 사석에서 “지금 경선 룰을 보면 수학공식을 보는 것 같다. 지금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들러리만 서는 것 아니냐”는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대승적 차원에서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변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그가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김 의원이 고심 끝에 불출마카드를 선택할 경우 경선 자체가 무의미해지면서 ‘박근혜 추대’ 분위기가 더욱 굳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총리 후보로까지 지명된 여권내 차세대 주자이자 소장ㆍ쇄신파로 비박 유력주자들의 불참으로 김이 빠진 경선 판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돼 왔다. 그런 점에서 친박(친박근혜) 역시 그의 출마를 반겨온 게 사실이다.

물론 비박3인중 김문수 경기지사가 경선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고,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경선을 완주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만으로는 경선 흥행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당내에선 1위 못지않게 김문수-김태호 두 사람의 2위 경쟁이 관심을 끌면서 경선을 일정부분 흥행시킬 것이라는 관측을 해 온 게 사실이다.

당 지도부와 친박 핵심 인사들은 현재 흥행부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김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경선 참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김 지사도 일정부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을 한다. 현재 김 지사 측근들은 경선 참여, 불참으로 갈려 있는 상태다.

여권 관계자는 “새누리당 경선이 너무 맥없이 치러질 경우 본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면서 “당 지도부가 어떤 식으로든 흥행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