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선후보 문재인, 당쇄신ㆍ단일화 난제산적

민주 대선후보 문재인, 당쇄신ㆍ단일화 난제산적

입력 2012-09-16 00:00
업데이트 2012-09-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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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과정 갈등 해소ㆍ당 쇄신 최우선 과제안철수와의 야권 후보단일화도 넘어야 할 산

16일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는 느긋이 경선 승리를 자축할 여유가 없다. 대선을 94일 앞두고서 문 후보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고 험난해 보인다.

금주중 출마 선언이 확실시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당 쇄신의 고삐도 바짝 조여야 한다. 경선 후유증 치유 또한 만만치 않은 과제다.

그에게 부여된 최우선 과제로는 민주당 쇄신이 손꼽힌다. 지금의 ‘낡은 민주당’으로는 정권교체를 이루기 어렵다는 건 당 안팎의 한결같은 판단이다.

민주당은 경선 과정에서는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문재인 후보 담합설’,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 등 상처난 속살이 여과없이 드러났다. 지도부의 관리 부실은 물론 소통과 개혁의지 부재를 꼬집는 질타도 이어졌다.

19대 국회에 처음 입성한 초선의원 21명이 최근 성명을 내 “국민은 현재의 민주당만으로 정권교체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이 확실할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혁신과 변화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선후보에게 “당의 혁신과 비전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면서 계파와 지역을 뛰어넘어 모든 세력이 단합ㆍ소통하는 ‘열린 국민참여형 선대위’ 구성을 당부했다.

문 후보도 이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실제 그는 그동안 합동연설회에서 “대선후보가 되면 당 쇄신방안을 밝히겠다”, “친노(친노무현), 비노(비노무현) 구분없이 모든 계파를 녹인 용광로같은 선대위를 만들겠다”, “기득권 정치를 깨겠다”고 다짐했다.

민주당도 15일 밤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최고위원회의의 모든 권한을 대선후보에게 위임하기로 하는 등 문 후보가 중심이 돼서 당 쇄신에 나설 여건은 만들어 줬다.

결국 ‘쇄신 드라이브’ 성공 여부는 문 후보의 대통령 리더십을 검증하는 첫 시험대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그가 쇄신을 향한 가속페달을 밟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만약 성공한다면 대권 행보에 한층 탄력이 붙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컨벤션 효과로 올라간 지지율이 거품처럼 빠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 후보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아 보인다. 당 핵심인사는 “앞으로 일주일이나 열흘 안에 기존의 틀을 깨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쇄신의 성패가 결국 인적혁신 여부로 판가름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다만 문 후보의 든든한 지원군인 친노 세력이 인적 쇄신의 상징으로 거론되고 있어 그의 선택이 주목된다.

비주류 좌장격인 김한길 최고위원이 “계파 패권,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 쇄신의 출발점”이라고 한 것이나 우상호 최고위원이 “정당혁신은 사실상 주류혁신”이라고 한 것은 주류세력인 ‘친노’를 겨냥한 것으로 봐야 한다. 당내 일각의 ‘친노 2선 후퇴’ 목소리와 궤를 같이한 것이다.

대선 최대 승부처가 될 ‘문재인-안철수’ 후보단일화 향배에도 쇄신 성과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민이 기대하는 새로운 정치의 대변자나 다름없는 안 원장으로선 ‘낡은 민주당’과는 손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지층 이탈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정기간내 쇄신 성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안 원장은 ‘선(先) 개혁 요구, 후(後) 협상’ 전략으로 단일화 주도권을 거머쥐려 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문 후보가 쇄신을 도약대로 삼을 수 있다면 주도권은 그에게 넘어올 가능성이 크다.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철희 소장은 “문 후보가 낡은 민주당을 가만히 두고 가면 안 원장과의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설령 단일후보가 되더라도 안 원장을 향하는 표가 넘어오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의 또다른 과제로 ‘노무현 극복’을 꼽는 이들이 많다. 참여정부를 ‘아마추어 정부’로 깎아내리려는 여권의 기제가 작동하면 불안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수진영이 설정하는 친노-반노 대결구도 속에서 문 후보가 과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걱정도 불식시켜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선룰 불공정 시비로 서로 생채기를 낸 손학규ㆍ김두관 후보를 껴안고 갈등과 앙금을 털어내는 것도 문 후보에게 남겨진 숙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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