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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양극화 비난에도 ‘평양 꾸미기’ 올인

北, 양극화 비난에도 ‘평양 꾸미기’ 올인

입력 2012-10-16 00:00
업데이트 2012-10-1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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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 결집 위한 정치적 선택…김정은 체제 불안요인”

특권층이 거주하는 평양시는 북한에서 ‘평양 공화국’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경제·문화 환경이 다른 지역과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남한 여행객의 눈에도 그 차이는 확연하다. 허름하지만 평양 시내에는 고층빌딩이 많고 공연장, 체육관도 곳곳에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평양시를 벗어나면 1960∼70년대 남한의 농촌 풍경이 펼쳐진다.

북한의 ‘평양 공화국’ 정책은 최근 또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3년 전부터 평양시에서 추진돼온 각종 사업이 올해 잇따라 완공되면서 지방과의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우선 지난해 5월 착공했던 ‘북한판 뉴타운’ 창전거리 건설공사가 지난 6월 마무리돼 중산층 거주지역으로 꼽히는 만수대지역 모습이 새로워졌다. 이곳에는 초고층아파트, 대형상점, 커피숍, 인민극장, 공원 등이 들어섰다.

최근 20여 년간 건설된 북한의 발전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는 희천발전소도 착공 11년 만인 지난 5월 완공됐다.

희천발전소는 평양시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시설로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이 발전소의 완공으로 최근 평양시 전력사정이 한층 좋아졌다고 전했다.

우리 놀이공원과 비슷한 능라인민유원지, 만경대유희장, 대성산유희장도 잇따라 준공됐고 최근에는 공원화 사업과 대대적인 하천정비사업도 추진 중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4일 보도에서 “현재 시내 수십 개 공원에 롤러스케이트장과 미니골프장을 비롯한 운동장을 새로 건설하고 여러 가지 체육운동기구들을 설치하고 있다”는 시 인민위 부위원장 말을 전했다.

통신은 수십 ㎞에 달하는 합장강, 보통강 준설작업도 최근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 보도에서는 이처럼 나날이 변모하는 평양시 모습을 시시각각 살펴볼 수 있지만, 지방 개선 사업 관련 보도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의 AP통신은 최근 개성발 기사에서 평양과 지방 격차에 대해 “개성은 최근 저녁 10시에 전기 공급이 중단돼 도시 전체가 암흑에 빠지고 가끔 자전거를 탄 사람이 지나가며 피우는 주황색 담배 불빛이 보일 뿐이다. 그때 평양에서는 놀이공원의 불빛이 훤히 비친다”고 묘사했다.

이 같은 북한의 대대적인 ‘평양 꾸미기’ 사업은 최근 2∼3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2012년 ‘강성대국’ 성과로 내세우기 위한 전시성 사업 성격이 짙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인 올해를 ‘강성대국’ 원년이라고 선전해왔지만 마땅히 내세울 게 없다 보니 전시성 사업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사업에는 평양 시민의 불만을 무마하려는 목적이 깔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체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고 이에 맞게 물질적 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심각한 빈부격차와 지역양극화는 김정은 체제의 또 다른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양극화의 심화에도 평양시에 대한 편중 지원이 역설적으로 다른 지방의 개발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당국의 ‘평양 꾸미기’는 한정된 자원으로 개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봐야 하며 이 경우 평양시가 낙후된 북한 도시들의 ‘본보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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