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영공에 헬기투입…긴박했던 피랍선원 석방

소말리아 영공에 헬기투입…긴박했던 피랍선원 석방

입력 2012-12-02 00:00
업데이트 2012-12-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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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파도에 구조선 해변접근 실패..강감찬함 링스헬기 전격투입

1년 7개월여 만에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벗어난 제미니호 선원의 1일 석방 과정은 막판까지 긴장감 속에서 긴박하게 진행됐다.

이미 약속을 한차례 어긴 적이 있는 해적을 상대로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데다가 현지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운송 수단을 급히 변경하면서 선원들을 우리측으로 데려오는 데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이 과정에서 소말리아 영공에 우리 군 헬기를 투입하는 결정도 내려졌다.

◇높은 파도에 선박 통한 인수 실패 = 선사와 해적간의 합의로 청해부대의 강감찬함은 디데이인 1일에 맞춰 소말리아 영해 밖의 해상으로 이동해 대기했다. 강간참함은 1주일 전쯤 아덴만 지역에서 현지로 이동을 시작했다.

강감찬함은 당초 선사가 구조선에 선원들을 싣고 오면 인계받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기상 상황이 변수가 됐다.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간)가 넘어서 한국인 선원들을 데려오기 위해 선사측 구조선이 고속 단정을 투입해 소말리아 해안으로 이동했지만 3미터 이상의 파도가 계속 몰아치면서 해안 접근에 실패했다. 이후에도 수차 례 시도했지만 파도가 장애물이 됐다.

같은 시간 해안 모래사장에는 한국인 선원 4명이 해적의 감시 속에서 간절하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앞서 선사와 해적들은 협상을 통해 소말리아 한 지역의 해변에서 선원들을 인수인계하기로 했다. 선사가 해변에서 다소 떨어진 지역에서 해적들에게 협상금을 주면 해적들이 동시에 선원들을 넘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적들은 이미 지난해 11월 30일 약속을 어기고 한국인 선원만 다시 납치한 전례가 있어 선사측은 구조선에서 해적의 동태를 계속 감시했다. 해적들 역시 자신들이 체포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선원들에 대한 감시를 늦추지 않았다.

◇강감찬함 링스헬기 전격 투입 = 파도로 선사측 선박의 접근이 제한되자 강감찬함의 링스헬기 투입이 결정됐다. 소말리아 영공으로 우리측 헬기가 진입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내부 검토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유엔이 최근 해적 퇴치를 위해 소말리아 영해나 영공에 진입하는 것을 허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링스헬기에 선원들을 해변에서 헬기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장비가 설치됐다. 전동 와이어에 사람이 탈 수 있는 바구니를 장착한 것이다.

선원들이 바구니에 타서는 쭈그리고 앉되 절대 팔꿈치가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라는 주의 사항도 출동대원들에게 전달됐다. 또 전동 와이어가 성인 남성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도 급히 테스트 됐다.

태극마크를 단 링스헬기가 해안가로 접근하면서 해적으로 추정되는 인원들이 차량을 탄 채 모래사장을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일부는 개인 화기를 소지한 것으로 관측됐다.

인계받기로 한 현장에서는 2명의 해적이 선원들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측 헬기가 다가가자 이들 2명은 좀 떨어진 곳으로 피했다.

링스헬기의 대원들은 바구니를 이용해 선원 4명을 헬기로 재빨리 탑승시켰다.

헬기가 이동하면서 강감찬호가 육안으로 보이는 위치에 이르자 헬기에 탄 선원 4명의 얼굴에는 안도의 미소가 돌았다. 이어 11시55분 선원을 태운 링스헬기가 강감찬호 함상에 착륙했다.

선원들이 헬기에서 내리자 함상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선원들은 환영식에서 “우리를 위해 걱정해준 국민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10월부터 협상 급진전 = 선원 석방은 12월1일에 이뤄졌지만 협상 자체는 10월부터 급진전이 됐다.

한국에 잡혀 있는 소말리아 해적의 석방 등을 내걸면서 한국인 선원 4명의 몸값으로 터무니없는 액수를 불렀던 해적들이 요구 수준을 조정한 것이 그 이유다.

정부 당국자는 2일 “소말리아 연방정부가 최근 출범하면서 현지에서 법치 회복 움직임이 있었고 납치 성공 사례가 주는 등 해적들의 지위가 날로 악화되면서 선사와 해적간 협상이 타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선사는 석방 4~5일 전에는 가족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조만간 타결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후 선사측은 디데이 직전까지 선원 인계 방식을 놓고 여러 검토를 진행했다. 선사와 해적간 불신으로 이런 문제를 협의하는데도 1~2일 정도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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