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책임 민주당, 반성 대신 남탓 급급” 비판론 대두

대선 패배 책임을 놓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 측과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 측의 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안 전 후보 측은 애초 단일 후보로 보다 경쟁력이 있는 안 전 후보가 나왔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나타냈고 문 전 후보 측은 이에 ‘인물이 아닌 단일화 과정의 문제’라며 반박에 나섰다.

이런 공방을 두고 대선 패배의 최종 책임자인 민주당이 철저한 자기반성과 쇄신의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남 탓’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 전 후보의 정치 멘토로 알려진 법륜스님은 지난 2일 라디오에서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를 졌다는 것은 지는 카드를 선택한 것에 (원인이) 있지 않느냐”며 “‘안철수 단일화’ 카드를 썼으면 이기고도 남았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반면 단일화 룰협상에서 문 전 후보 측 대표단이었던 민주당 김기식 의원은 다음날 라디오에서 “안 전 후보 측의 그런 인식이 바로 단일화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라고 받아쳤다.

김 의원은 “단일화 과정이 좀 더 아름답게 진행됐다면 양쪽 지지층을 화학적으로 결합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해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면서 “새 정치와 같은 추상적 담론에 갇혀 먹고 사는데 어려움을 겪는 국민 문제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새 정치’를 기치로 내세웠던 안 전 후보를 겨냥한듯한 발언도 했다.

이에 안 전 후보 캠프 정치혁신포럼 소속인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4일 라디오에서 “안 전 후보는 사퇴하던 날조차도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앞서고 있었다”며 “좀 더 확장성 있는 후보가 이기는 것이 법칙이라고 본다면 안 전 후보가 더 경쟁력은 있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문재인 후보로도 충분히 이길 가능성과 요소가 있었다”며 “그런 사람을 당선시키지 못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는지 찾아내는 것이 진정한 성찰과 반성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민주당 시도당 위원장 간담회에서는 대선 패배 이후 자기 반성과 쇄신에 소홀한 당내 분위기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백재현 경기도당 위원장은 “4월 총선 평가를 잘했더라면 대선 패배는 있을 수 없다”고 했고, 이승천 대구시당 위원장은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연대와 통합만 해왔다”고 대선 패배 요인을 진단했다.

다른 위원장들은 “현역의원이라는 기득권으로 위기감을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장영달 경남도당 위원장), “중앙당 중심 기득권에 빠져 있다”(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며 안일한 당내 분위기를 꼬집었다.

범민주진영 전직 국회의원 80명으로 구성된 ‘민주헌정포럼’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민주당 주류는 대선-총선 패배에 책임지고 뒤로 물러나야 한다”며 “민주당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