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北, 미국인 억류건 대미 ‘압박카드’로 활용하나

北, 미국인 억류건 대미 ‘압박카드’로 활용하나

입력 2013-04-27 00:00
업데이트 2013-04-27 16:4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내부 결속 다지는 소재로도 효과

북한이 27일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를 억류 5개월여 만에 재판에 넘겼다고 공개해 주목된다.

이번 발표는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와중에 나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이 사건을 대미 압박카드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과거에도 미국인에 대한 억류 및 석방 과정을 미국을 압박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기회로 활용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북한은 2009년 북중 국경지대를 취재해다 북한 경비병에게 체포된 미국인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를 재판에 넘겨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후 석방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당시 오바마 1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은 2차 핵실험과 그에 따른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로 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은 억류된 여기자 문제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을 이끌어내고 북미 대결 구도를 대화 모드로 전환했다.

2010년 불법 입북 죄목으로 억류한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석방할 때에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평양에 불러들이기도 했다.

2011년 억류한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씨 경우 사법처리 없이 로버트 킹 미국 인권담당 특사와 카터 전 대통령,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의 간절한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전격 석방을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현재 한반도의 긴장국면 속에서 미국은 비핵화 의지에 대한 북한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대화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북한이 예전처럼 정치, 외교적 이득을 챙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입장에서는 배씨 사건을 당장 미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효용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미국이 자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중시하는 만큼 배씨의 억류를 마냥 외면할 수 없고 어떤 방식으로든 석방 노력에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당국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미국 주요 인사들의 ‘간절한 석방요청’ 정도를 이끌어내 대미 선전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미국 여기자의 전례처럼 앞으로 배씨를 ‘조선민족적대죄’나 ‘ 비법국경출입죄’ 등의 죄목으로 중형을 선고하는 절차를 거치고 이를 언론에 발표해 미국의 관심을 유도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설사 대미 압박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해도 북한으로서는 내부 정치적으로 크게 아쉬울 게 없는 호재가 될 수 있다.

북한은 현재의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반미대결전’, ‘전쟁국면’이라고 선전하고 있어 배씨 억류건을 통해 반미대결전의 단호한 의지를 과시해 주민 결속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추후 한미 군사훈련인 독수리연습이 끝나고 긴장이 완화되는 국면에서 배씨의 석방문제를 협상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배씨 건이 미국에 대한 압박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의 체제 전복 기도에 대한 단호한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향후 긴장완화 국면에서는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