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잠정폐쇄, 상당시간 지속 전망

개성공단 잠정폐쇄, 상당시간 지속 전망

입력 2013-05-05 00:00
업데이트 2013-05-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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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先조치’ 난망…한미정상회담 결과가 ‘변수’

개성공단이 우리측 체류인원 전원 철수로 잠정폐쇄 상태에 들어간 가운데 북한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당분간 먼저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북한이 지난 10년간 건재했던 개성공단을 문제삼고 나온 이유가 북미대화 재개를 비롯해 한반도 정세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국면으로 끌고가기 위한 카드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한 대북 소식통은 5일 “김정은이 개성공단에 조치를 취한 것은 미국과 협상을 위한 카드로서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북한은 개성공단 문제를 큰 틀에서의 한반도 정세 아래에 있는 하위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과 김정일의 핵개발에 대한 태도가 다르다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 미국과 협상하려던 김정일의 전략이 먹혀들지 않자 김정은은 핵보유국을 선언하고 헌법에 이를 명시하는가 하면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취하는 등 핵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노선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핵 카드를 극대화, 미국과의 협상을 추진하려던 전략 하에 개성공단을 걸고 넘어졌다고 이 소식통은 분석했다.

이런 의도는 북한의 공식 입장을 통해서도 직간접적으로 드러난다.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은 5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개성공단의 운명은 남측의 태도 여하에 달려있다면서 공단 정상화를 위해서는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와 군사적 도발을 먼저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위 정책국 대변인의 입장은 우리측의 개성공단 전원철수가 이뤄진 뒤 나온 북한의 사실상 첫 공식 반응이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일 미국이 “개성공업지구사업을 파국에로 몰아넣은 실질적인 장본인, 진범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북한군이 한미연합 독수리 연습 종료 시점(지난달 말)을 전후로 비행훈련을 전면 중단하는 등 군사훈련 수준을 대폭 낮춘 것도 미국과의 추후 협상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의 첫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 정부도 개성공단 정상화는 시급하지만 개성공단을 국면전환의 카드로 사용하겠다는 북한의 의도가 직간접적으로 드러난 이상 파격적인 양보를 해가면서까지 정상화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은 ‘잠정중단’ 내지는 ‘잠정폐쇄’란 현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개성공단에 머물던 7명의 잔류인원이 모두 무사히 철수한 만큼 숨을 좀 돌리면서 시간을 갖고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면서 “여전히 유효한 우리 측의 대화 제의에 북한이 호응해 와야 하는데 그 부분은 좀 더 큰 그림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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