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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판문점서 남북 당국회담 열린다

13년 만에 판문점서 남북 당국회담 열린다

입력 2013-06-08 00:00
업데이트 2013-06-0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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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000년 5월 이후 ‘미군 관할·군사지역’ 이유로 회피

북한이 남북 장관급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장소로 정부가 제안한 판문점을 수용해 13년 1개월 만에 판문점에서 남북 당국 간 회담이 열리게 됐다.

판문점에서 남북 당국 간 회담이 마지막으로 열린 것은 지난 2000년 4∼5월 네 차례에 있었던 정상회담 준비접촉과 경호, 통신 등 분야별 실무접촉이었다.

그 이후 군사 당국 간 회담이 열리기는 했지만 일반적인 남북 당국간 회담이 열리지 못했다.

북한 군부는 자신들이 관할하는 군사지역이자 남북한 대결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판문점에서 당국 간 회담이 열리는 것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로지 군부가 직접 나서는 회담인 군사 당국 간 회담만 판문점에서 개최토록 해 일종의 특혜를 누려왔다는 것이다.

특히 판문점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일이 ‘도끼만행사건’일 만큼 북한에서는 ‘대결의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크다는 후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판문점이 미군이 관리하는 지역으로 이곳에서 남북 간 화해와 협력 문제는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2000년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논의하는 회담 이후 열린 남북 당국간 회담은 모두 서울과 평양을 오가거나 개성, 금강산, 문산 등의 판문점 이외의 지역에서만 열렸다.

심지어 2000년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을 때는 북한이 판문점을 꺼리기 때문에 중국 베이징 등 제3국에서 준비접촉을 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2000년 10월 김용순 당시 당 통일전선부장이 서울에 특사로 방문했을 때도 남측에서 적십자회담을 판문점에서 여는 방안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결국 금강산에서 개최할 수밖에 없었다.

판문점이 가지는 지리적 근접성에도 불구하고 남북 양측은 왕래에만 오랜 시간을 쏟으면서 다른 지역에서 회담을 한 셈이다.

한 전직 고위관리는 “북한은 판문점이 남북한의 화해문제를 논의하는 남북 당국간 회담 장소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에 북한이 판문점을 회담 장소로 수용한 것은 파격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북한이 회담 장소로 판문점을 수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회담에 굉장한 적극성을 보이는 것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통일전선부 등 대남기구가 군부의 강경한 입김을 차단하고 현재의 정세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한동안 북한 군부가 정세를 주도했지만 이젠 대화를 추구하는 쪽에서 상황을 반전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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