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연락관, 박철수에 질문하던 南기자에게 ‘버럭’

北연락관, 박철수에 질문하던 南기자에게 ‘버럭’

입력 2013-07-06 00:00
업데이트 2013-07-0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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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기자 “지난번처럼 다 엎지만 않으면 이번에는 될것”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열린 6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에게 질문하던 우리측 취재진에게 북측 연락관이 갑자기 화를 내는 일이 발생해 긴장된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2000년 4월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의 전경.  연합뉴스
지난 2000년 4월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의 전경.
연합뉴스


우리측 기자가 통일각 내부에서 박 부총국장을 향해 “잠을 잘 주무셨느냐”, “오늘 회담은 어떻게 진행하느냐” 등의 질문을 하자 박 부총국장은 “있다 봅시다”라고만 대답한 채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곧바로 북한측 연락관이 취재진에게 “어디 감히 미리 승인도 안 받고 말을 거느냐. 회담 시작도 안됐는데 이런 식으로 기자들이 접근하면 안 된다”라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잘못했지요?”라고 잘못을 시인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우리 측 취재진은 “어제 잘 주무셨느냐고 물었을 뿐”이라며 맞섰고 한동안 서로 노려보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 연락관은 회담장 앞에서 대기하던 카메라 기자들에게도 “회담 시작도 안 했는데 카메라를 들이대고 이게 뭐야. (안에서) 공부도 못하나,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면서 거칠게 항의했다. 이어 우리측 당국자를 불러 “안내를 잘 하라”며 재차 주의를 줬다.

하지만 다른 연락관들과 북측 취재진들은 우리측 취재진과 상당히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식당에서 식사를 준비하던 연락관들은 남측 취재진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하며 불러들이고 탁자에 놓인 과자와 사이다를 권하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우리민족끼리 등 3개 매체에서 온 3명의 북측 기자들은 우리측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자 처음에는 긴장된 표정이었으나 대기시간이 길어지면서 분위기는 부드러워졌다.

한 기자는 남측 취재진이 많이 온 것을 보고 “이번 회담에 관심이 많은가 보다”라고 했고, 다른 기자는 북한 여자축구팀의 서울 경기와 관련, “북한이 여성축구가 세다”고 자랑했다.

지난달 실무접촉 취재를 경험한 다른 기자는 “오늘 5시가 돼도 끝나긴 글렀다. 지난번에는 딱 가둬놓고 하루종일…”이라면서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다 엎어버리지만 않으면 될 거다. 지난번에는 다 된 것을 남한에서 다 엎어버리지 않았느냐”고 남북당국회담 무산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 기자들은 이후 북측 연락관이 “이리로 와 보라”는 얘기를 듣고 식당으로 들어간 뒤 회담이 시작될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통일각에서 우리측 실무자들이 통신선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클래식 음악을 크게 틀어 도청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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