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폭우 견디는 집짓자”…北 “안개걷혀야 산 보여”

南 “폭우 견디는 집짓자”…北 “안개걷혀야 산 보여”

입력 2013-07-17 00:00
업데이트 2013-07-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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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회담 양측 수석대표, 기자들 요청에 굳은표정 악수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7일 열린 4차 실무회담에서 남북 양측 수석대표가 비유를 통해 현 사태에 대한 각자의 인식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전 10시 개성공단지원센터 4층 회의장에서 시작된 회담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총국 부총국장은 “오늘 날씨가 괜찮다”라면서 살짝 미소 띤 얼굴로 “어떻게 좀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이렇게 비가 오다가 그쳤을 때 그동안 고쳐야 할 게 있었다면 고치고 부족한 게 있다면 잘 보강을 해야 한다”며 “비바람이 치고 폭우가 와도 끄떡없이 흔들리지 않는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부총국장은 이전보다 큰 목소리로 “안개까지 걷히면 먼 산의 정점이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김 단장이 “좋은 말씀이다”라고 화답하면서 이날 회의는 취재진이 빠진 채 비공개로 전환됐다.

김 단장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비바람과 폭우에도 끄떡없는 집’에 빗대 가동중단 재발방지책 마련을 강조했다면, 박 부총국장은 ‘안개 낀 날씨’ 비유를 통해 우리 측이 원하는 정상화 방안까지는 과제가 많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모두발언에서부터 드러난 양측 수석대표의 인식 차이는 본격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를 논의할 이번 회담의 진통을 미리 예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이에 앞서 양측 수석대표는 첫 만남부터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오전 8시52분 회담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린 김 단장은 엷은 미소를 띤 얼굴로 눈인사를 나누며 악수를 위해 북측 대표단에 다가갔다. 그러나 박 부총국장이 무표정한 얼굴로 악수만 하자 김 단장 역시 곧바로 미소를 거두고 지원센터 안으로 들어갔다.

박 부총국장은 이후 다른 우리 측 일행들과도 기계적으로 악수만 했을 뿐 서로 단 한마디 인사도 나누지 않고 영접을 마쳤다.

이후 한시간 여 후 시작된 회담장에서 마주 앉은 두 수석대표는 첫 만남의 싸늘한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다가 취재진의 요청이 있자 굳은 표정으로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두 수석대표는 지난 15일 3차 회담에서는 회의장에 입장한 후 사진촬영을 위해 으레 하는 악수도 하지 않고, 모두발언에서부터 ‘뼈 있는’ 발언을 주고 받는 등 시작부터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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