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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파 北 김정은, ‘스위스 따라 하기’ 눈길

유학파 北 김정은, ‘스위스 따라 하기’ 눈길

입력 2013-07-20 00:00
업데이트 2013-07-2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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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형 호텔·스키장 건설·대규모 목초지 조성

“초원 위에서 풀을 뜯는 소떼, 겨울철 설산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는 스키어, 그리고 아담하고 작은 주택들…”

마치 스위스의 한 지방마을에서나 볼 수 있을 듯한 생활상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북한에서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은 이달 개장한 강원도 원산의 ‘갈마호텔’과 ‘새날호텔’은 여러 개의 빌라형태로 지어져 돼 20층 이상으로 된 고려호텔 등 평양의 호텔이나 함흥시의 마전호텔과는 차별화된다.

원산을 국제적 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 속에 유럽형 호텔을 흉내 내고 있는 셈이다.

최근 원산 인근인 마식령에 건설 중인 대규모 스키장도 스위스가 모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유학 중 스키를 즐기면서 스키광으로 알려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마식령 스키장 건설을 지시하면서 간부들에게 스키장이 완공되면 자신이 제일 먼저 스키시범을 보이겠다고 호언장담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북한은 스위스 업체들에 마식령 스키장 건설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수입할 의사를 타진했으나 스위스 연방정부가 대북 물자 반출에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강원도 세포군, 평강군, 이천군에 걸친 평평한 황무지인 세포등판을 개간해 대규모 축산기지를 건설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는 단백질 섭취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주민들의 식생활 개선을 위한 축산업으로 유럽형 방목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적으로 벌여왔던 임업·농업 복합경영을 올해부터 북한 전역에 도입하려는 시도도 스위스형 농업형태다.

북한은 2003년부터 스위스 개발협력청과 세계 산간농업센터의 기술지원을 받아 임농복합경영을 시범 실시해 왔으며 강원도 세포등판 건설사업도 이런 농업형태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북한의 이런 시도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스위스에서 유학하며 현지 문화와 경제 등에 익숙한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 고위층 출신 탈북자는 “김정일 위원장의 자녀는 스위스에서 교육을 받고 여행도 많이 해 스위스 문화에 익숙하다”며 “그러다 보니 스위스에서 봤던 것을 따라 해 보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를 모방하려는 시도는 이미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백두산 인근 삼지연 지구 개발사업으로 이곳의 주택은 스위스를 모방해 주로 1채당 2층짜리 2가구가 거주할 수 있도록 했으며 눈이 많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지붕을 뾰족하게 만들고 다양한 모양과 색깔을 입히는 등 스위스풍을 본떴다.

삼지연 스키장은 스위스식 설비와 장비를 설치했는데 전부 스위스에서 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사업을 주도한 인물이 백두산건축연구원 건축가였던 마원춘 현 당 부부장이고 스위스 대사를 지낸 리철 대사도 김 위원장에게 많은 조언을 했다는 후문이다.

한 북한 전문가는 “최고지도자의 지시가 절대적인 권위를 갖는 북한사회의 특성상 스위스에서 성장기를 보낸 김정은 제1위원장의 스위스 모방 지시는 더 많아질 것”이라며 “북한의 경제적,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선진국 문화를 도입하면 자칫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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