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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들의 외침 “한국사회에 다양성은 있나”

이주민들의 외침 “한국사회에 다양성은 있나”

입력 2014-03-04 00:00
업데이트 2014-03-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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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이주민 인권 사례집’

국내 체류 외국인 수가 150만명을 넘어서면서 다문화사회라는 말이 낯설지 않지만, 이주민들이 느끼는 한국 사회의 시선이 여전히 차갑다.

한국에서 13년을 산 이레샤 페레레 씨도 예외는 아니다.

”어디에서 왔어요? 다문화 엄마인가요? 한국 말 잘 하네요.”

이주여성단체 ‘톡투미’의 대표인 페레레 씨가 아이들과 길을 가다 보면 어김없이 듣는 말들이다. 한국 생활과 육아가 힘들지 않냐는 질문도 받는다.

시간이 지나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호칭과 질문, 이들이 뭔가 어렵고 부족하리라 생각하는 태도는 변함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같은 말이라도 ‘한국에서 살아가는 게 힘들죠’라는 말을 ‘어떻게 지내요?’로 바꾸면 함께 살아가는 이웃 간의 대화로 느낄 수 있을 텐데…. ‘한국인처럼 한국말 잘 하네’보다는 ‘열심히 살고 있네요’라는 말들로 바꿔주면 좋을 텐데…”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50여 쪽 분량의 ‘이주민 인권 사례집’에는 페레레 씨 등 이주민 6명이 겪은 불편한 시선과 차별적 경험이 담겨 있다.

외모로 국적을 판단할 수 없는 시대에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에 ‘다양성’을 환기시키자는 것이 그 취지이다.

이주민방송(MWTV) 대표로 활동했던 아웅틴툰 씨는 사례집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강조했다.

미얀마에서와는 달리 한국에선 팔짱을 낀 채로 윗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는 점을 10년 만에 알게 됐다고 한다.

방글라데시 소수민족 줌머족의 일원이면서 인권보호 활동가인 로넬 차크마 나니 씨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외국인에게 반말을 쓰는 한국인의 모습을 전했다.

”한국에 사는 이주민이 한국어나 문화를 배우지 않으면 적응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이주민이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한 채 한국인처럼 살아가면 어떨까? 다양성 없는 다문화사회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인권위는 각급 기관에 파견하는 인권강사들이 사례집을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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