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대북 민간단체가 날린 대북 전단 풍선에 총격을 가하고 군 당국도 대응사격으로 맞받아 남북 간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북한이 특히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무력으로 대응하겠다고 한 위협을 실제 감행함으로써 대북 전단 살포가 가져올 피해에 대한 공포심을 유발하려는 제한적 도발로 평가된다. 북한이 쏜 총탄이 우리 측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떨어진 것은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4년여 만이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14.5㎜ 고사총 수발은 경기도 연천지역 민간인통제선 일대 우리 군부대 주둔지와 연천군 삼곶리 중면사무소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대에서는 지상으로 떨어진 고사총탄 1발의 사진을 증거로 촬영해 합동참모본부로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0년 10월 북한군 서부전선사령부의 ‘공개통고장’을 통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타격을 위협하면서 원점이 타격 목표라고 주장했고, 최근에는 각종 매체를 동원해 대북 전단 살포 원점과 지원세력, 지휘세력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날 우리 군도 K6 기관총으로 응사했다. 대북 전단을 둘러싼 북한의 도발을 예상하고 수립한 우발대응 계획에 따른 것이다. 북한이 군사분계선 상공으로 날아가는 대북 전단을 향해 총격이나 포격을 가해 총탄과 포탄이 우리 측 지역으로 떨어지면 응사하겠다는 계획을 발전시켜 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의 이번 포격은 한국 측에 당장 인명 손실은 가져오지 않으면서도 향후 대북 전단 살포가 가져올 수도 있는 피해에 대한 공포심을 유발해 전단 살포에 대한 우리 사회 내부의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발끈한 이유는 최근 대북단체들이 삐라에 김정은 생모 고영희의 가계도를 넣어 보낸 것이 원인”이라며 “최근 강원도 별장에서 요양하던 김정은이 이와 같은 삐라 내용을 보고 대노했다는 첩보를 얻었다”고 밝혔다.

　한편 연천군 중면 횡산리 주민들은 북한의 뜻하지 않은 포격에 황급히 마을 인근의 대피소로 피했다. 김학용 횡산리 이장은 “5시쯤 갑작스러운 포격 소리에 주민들이 많이 놀랐다”며 “이날 25명 정도의 주민이 대피소로 모이기도 했으나 곧 심리적인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북한의 고사총탄이 떨어진 횡산리는 인구 밀집 지역인 연천군청 부근에서 5~8㎞ 떨어진 곳으로 주민 및 건물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횡산리에는 69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