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단 빌미 압박강화…30일 고위급접촉 불투명

北, 전단 빌미 압박강화…30일 고위급접촉 불투명

입력 2014-10-27 00:00
업데이트 2014-10-2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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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말∼11월초 개최’도 유동적…남북, 기싸움 양상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북전단에 대한 태도를 문제 삼아 2차 고위급 접촉 합의를 재고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전통문을 26일 보내면서 대남 압박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북한이 주장하는 불만은 우리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가 추가로 이뤄지면 남북관계가 파탄에 처할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에 대해 직접 전단 살포 행위를 제지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북한 노동신문은 27일 남북관계가 현재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면서 “남조선이 대화 상대방을 헐뜯고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도발적 언행을 계속한다면 북남관계의 대통로는 고사하고 열린 오솔길마저 끊기게 될 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헌법상 가치에 대한 문제’로 규정하며 “정부가 통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여기에는 고위급 접촉 전부터 전단살포 제한 같은 북한의 요구를 하나둘 들어주면 본경기 격인 고위급 접촉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판단도 한 배경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이런 우리 정부를 다시 흔들기 위해 2차 고위급 접촉 무산 카드를 사용하며 우리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본다면 대화 재고 가능성까지 내비친 북한이 우리가 제안한 ‘30일 2차 고위급 접촉 개최’ 카드를 순순히 받아들 가능성은 일단 낮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7일 “(대화의) 판을 깨지는 않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니까 (우리가 제안한) 30일에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 나올 가능성은 좀 더 멀어졌다”며 “북한이 남쪽만 보는 게 아니므로 북미관계 등 다른 변수를 보면서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스스로 파격적이라고 언급했던 황병서 등 고위급 3인방의 방남을 통해 연 대화 국면을 쉽게 닫아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은 우세하다.

또 북한이 최근 미국인 억류자 1명을 석방하는 등 북미관계 개선의 몸짓을 취하고 있고 일본과도 납북자 문제 해결을 고리로 관계개선을 도모하는 등 전반적으로 대외환경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서 남북관계를 다시 전면적 대결 국면으로 돌리기에는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고 교수는 “지금 국면에서 판이 깨지면 남이나 북이나 모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고 새 (대화의) 판을 벌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남측이 좀 더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이라는 형태가 아닌가 한다”고 북한의 의도를 분석했다.

일단 북한의 반발 빌미가 된 대북전단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앞으로 관련 상황 추이를 좀 더 주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우리측이 제안한 30일은 물론 ‘10월 말∼11월 초’ 2차 고위급 접촉 합의도 제대로 지켜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북한에 지속적으로 고위급 접촉 개최 합의를 이행하라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도 우리 체제의 소중한 가치인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사항을 이미 남북이 합의한 대화의 전제조건처럼 내세우거나 도발의 빌미로 삼아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남북간의 신뢰가 쌓이고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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