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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文, 고강도 쇄신카드 들고 ‘무거운 광주행’

위기의 文, 고강도 쇄신카드 들고 ‘무거운 광주행’

입력 2015-05-04 12:08
업데이트 2015-05-0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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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공천제 개혁 예고’들러리 최고위 논란’ 수습 나설듯

새정치민주연합이 4·29 재보선의 충격적 참패 후폭풍으로 휘청거리는 가운데, 문재인 대표는 4일 ‘고육지책’으로 강도높은 쇄신카드를 꺼내 들 것임을 예고했다.

또 이날 당 대표로서는 이례적으로 ‘낙선사례’를 하겠다며 광주로 향하는 등 야당에 등돌린 텃밭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몸을 바짝 낮췄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비노진영은 물론 지도부 내에서조차 문 대표를 겨냥한 책임론이 더 거세지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다. 뿐만아니라 광주의 성난 민심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날 문 대표의 발걸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文 “모든 것 바꾸겠다”…쇄신 카드로 정면돌파 시도 =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패배를 ‘쓴 약으로 삼겠다’며 사람·제도·정책·당의 운영방식 등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사퇴 요구에까지 직면하는 등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오히려 강도높은 쇄신 드라이브를 통해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우선 문 대표는 개혁 대상으로 ‘사람’을 가장 먼저 언급하면서 획기적인 인적쇄신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연합은 조만간 인재영입위원회를 가동해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한편, 홍보위원장이나 윤리심판원장 등을 외부인사로 채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 당직자들에 대한 과감한 교체가 있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최고위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친노 패권주의’를 비판한 만큼 인적쇄신 요구 여론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의 운영방식을 바꾸겠다는 ‘선언’은 최근 최고위원들을 중심으로 문 대표에 대해 ‘불통’ 불만이 터져나온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문 대표가 선거 패배 후 입장 표명을 할 때나 광주행을 결정할 때 최고위원들과 미리 상의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들러리냐”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에 문 대표는 전날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소통에 더 신경쓰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제도에 대한 대대적 개혁 전망도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의 전략공천 배제가 오히려 지역위원장의 기득권만 강화했다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보선에서 내세운 ‘정권심판론’이 민심을 전혀 파고들지 못한 만큼, ‘유능한 경제정당’ 관련 당내기구를 정비하는 등 정책강화 행보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당내 비주류가 핵심 쇄신대상으로 삼는 것은 문 대표와 친노계라는 점에서 문 대표의 사퇴를 제외한 이같은 시도가 흔들리는 당의 무게중심을 제대로 잡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표, 무거운 광주행…호남 민심 불길에 ‘물 혹은 기름’ = 이처럼 벌집을 쑤셔놓은 듯한 당을 뒤로 한 채 문 대표는 ‘발등의 불’인 호남 민심을 달래고자 이날 다시 광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문 대표는 선거 전 6번이나 광주를 찾아 ‘뚜벅이 유세’를 벌였지만 시민들의 마음을 잡는 데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광주 서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천정배 의원이 곧바로 독자세력화를 선언하는 등 야당의 심장부에서부터 당의 존립을 위협하는 상황이 전개되자, 다시 한번 광주에서 고개를 숙이기로 한 것이다.

호남의 지지기반이 붕괴될 경우 내년 총선은 물론 대권 가도에서도 심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절박한 심정도 담겨있다.

문 대표는 우선 지역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잇따라 방문해 재보선에 패배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힐 계획이다.

동시에 이날 선언한 당 쇄신책을 전면에 내세워 다시한번 신뢰를 보내달라고 호소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강도높은 사과를 하거나 ‘삼보일배’ 등을 하며 적극적으로 민심을 끌어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정치적 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와 현재로서는 최소한의 일정만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문 대표가 어정쩡한 메시지만 내놓고 돌아올 경우에는 이번 광주 방문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광주에서 야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예상보다 훨씬 거세다”면서 “시민들에게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면 ‘이럴 바에 왜 왔느냐’는 격앙된 반응만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도부 사이에서도 광주 방문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혼란스러운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일부 최고위원들은 문 대표가 상의없이 독단적으로 광주행을 결정했며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날 열린 심야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런 불만이 터져나왔으며, 결국 회의에서는 일단 이번 방문 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 전에 호남을 정식으로 재방문 하자고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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