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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형이냐? 정치형이냐?…역대 국무총리 콘셉트는

관리형이냐? 정치형이냐?…역대 국무총리 콘셉트는

입력 2015-05-10 10:16
업데이트 2015-05-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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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과 받침대’ 보완재 총리, 고건·김황식이 대표적 대선 발판 총리, 이회창·정운찬…지분 가진 실세총리, 김종필·이해찬

국무총리는 행정부의 수장이 아니다. 대통령을 보좌해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직책이다. 그러다보니 국무총리를 ‘대통령의 보완재’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그렇지만 역대 대통령마다 국무총리 임명 기준이나 총리 인선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랐다. 대통령의 철학에 따라 다르기도 했고, 임기중 대통령이 처한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했다.

철저하게 대통령을 보좌하는 ‘관리형 총리’를 선호하는 대통령이 있었고, 잠재적 차기 후보군을 총리로 발탁해 차기 경쟁구도의 판을 바꾸는데 총리 인선을 정치적으로 활용한 대통령도 있었다. ‘동지적 관계’에서 함께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을 발탁해 국정을 전폭적으로 맡기기도 했다.

◇실무형·관리형 총리 = 성공한 ‘관리형 총리’로는 이명박 정부의 김황식 전 총리를 꼽을 수 있다.

감사원장을 맡고 있었던 김 전 총리는 당시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낙마하자 ‘대타’로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 전 총리의 존재감은 커졌고, 퇴임을 앞두곤 ‘역대 최고의 명재상’이란 찬사를 받았다.

다만 퇴임 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정몽준 후보에게 참패해 현실 정치의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다.

박근혜 정부의 정홍원 전 총리 역시 대표적인 ‘관리형 총리’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013년 2월 취임한 이후 조용한 행보로 무난하게 내각을 관리했지만, 일각에서는 ‘총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고건 전 총리 역시 ‘관리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표현대로 ‘몽돌’(대통령)과 ‘받침대’(총리)의 관계에 부합하는 보완재형 총리였다.

고 전 총리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전남지사, 교통부·농수산부·내무부 장관과 그리고 2차례의 서울시장을 역임하는 등 ‘행정’에 잔뼈가 굵었다. 특히 김영삼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2차례에 걸쳐 총리를 수행하며 대선주자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자신의 역할을 ‘2인자’로 묶어뒀다.

이완구 전 총리 후임 후보로 거론되는 황우여 사회부총리, 이주영 전 해수부장관,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 이명재 청와대 민정특보, 현경대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등이 발탁된다면 이 유형의 총리 콘셉트로 분류될 수 있다.

◇정치판도까지 바꾼 총리 인선…차기 트레이닝 경로 활용 = 김영삼 전 대통령은 차기 구도를 둘러싼 정치판도에 영향을 미치거나 판을 바꾸는데 총리 인선을 활용했고, 전직 총리들을 대선을 앞두고 당으로 대거 투입하는 총리 용인술을 선보였다.

YS 정부 총리들중에서는 대선주자로 변신한 경우가 유독 많았다.

대표적으로 이회창 전 총리는 헌법에 위임된 총리로서 권한을 행사하려다가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의 ‘충돌’로 취임 4개월만에 사임했지만, ‘대쪽’ 이미지를 얻으면서 당내 유력 대선후보가 됐다.

마찬가지로 김영삼 정부 시절 총리를 지낸 이수성·이홍구 전 총리 역시 1997년 신한국당의 대선주자 후보인 이른바 ‘9룡(九龍)’에 이름을 올렸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정운찬 전 총리가 여권내 차기 후보구도에 금을 내려는 정치적 포석까지 담은 인선이었다.

정 전 총리는 ‘세종시 총리’라고 불리며 이명박 정부의 핵심 사업인 ‘세종시 수정안’을 추진했지만, 수정안이 부결되면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 역시 이 전 대통령이 대선주자로 키우기 위해 깜짝 발탁한 케이스다.

당시 김 전 총리 후보자는 경남지사 출신으로, 일약 정치적 몸집을 키우며 ‘잠룡’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청문회 과정에서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청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낙마했다.

새 총리 인선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나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발탁된다면 여권내 차기 구도가 출렁일 수 있다.

◇’지분’ 가진 정치적 동지·실세형 총리 = 노무현 전 대통령은 동지적 관계에 있는 총리를 선호했다. 대표적인 사람이 이해찬 전 총리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6월 ‘탄핵정국’에서 복귀한 후 2기 총리로 이해찬 의원을 발탁했다. 노 전 대통령은 특히 이 전 총리에게 ‘책임 총리’의 지위를 부여하며 국정운영을 위임했고, 이 전 총리는 명실상부한 ‘실세총리’로 내각을 이끌었다.

김대중 정부의 김종필 전 총리는 ‘동지적 관계’를 넘어 정권의 공동 대주주 성격이 강했다.

1997년 12월 대선에서 김대중(DJ)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김종필(JP) 자민련 총재와 손잡고 ‘DJP연대’를 통해 대선에서 승리했고, 김종필 총재를 총리로 임명했다.

그 결과 김 전 총리는 대통령 보좌를 넘어 직접 국정 현안을 컨트롤하는 등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힘있는 총리로 꼽히고 있다.

내년 총선을 위해 연말께 여의도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총리로 발탁될 경우 실세 총리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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