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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강수 둔 문재인’위기의 제1야당’ 어디로

벼랑 끝에서 강수 둔 문재인’위기의 제1야당’ 어디로

입력 2015-09-12 11:30
업데이트 2015-09-1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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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중진-일부 최고위원 보류 요청에도 ‘재신임’ 강행’계파주의·권력투쟁’ 고질적 병폐가 근본원인 지적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정치 역정 최대의 위기를 맞으며 ‘벼랑 끝’에 섰다.

하지만 재신임 투표 강행이라는 강수를 던지며 정면돌파를 선언했고, 문 대표의 ‘마이웨이’ 선언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느냐에 따라 ‘위기의 제1야당’ 새정치연합의 행로도 좌우될 전망이다.

문 대표는 지난 2월 당 대표 취임 후 한때 대권 지지율 30%를 넘어서며 ‘1위 후보’로 도약했지만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불거진 당내 갈등에 발목에 잡혀 스스로 국민과 당원을 상대로 재신임을 물어야 할만큼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

문 대표는 그동안 당을 추스르기 위해 탕평인사를 실시하고 통합과 쇄신을 기치로 혁신위원회까지 출범시켰음에도 당이 안정을 찾기보다는 내분이 격화하면서 결과적으로 계파 간 불신의 골만 깊어졌다.

특히 혁신안 처리문제를 놓고 비주류의 거센 공격에 시달리자 지난 9일 대표직을 건 재신임 카드로 배수진을 쳤지만 비주류는 재신임투표 철회를 넘어 ‘조기 전당대회’ 개최까지 주장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더욱이 당 중진들이 11일 재신임투표와 공천혁신안 의결을 위한 중앙위원회 회의를 국정감사 이후로 미루자고 제안했지만 문 대표는 재신임투표를 미루더라도 중앙위 연기는 혁신안 반대인 만큼 날짜를 변경할 순 없다고 버텨 합의가 불발됐다.

다수 최고위원들의 만류와 중진의 중재안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지 못함에 따라 당분간 주류 비주류의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하게 된 상황이다.

치킨게임과 같은 재신임 정국이 초래된 것에 대해 양측의 평가는 엇갈린다.

문 대표 측은 비주류의 부당한 정치공세와 ‘정치공세에는 타협할 수 없다’는 문 대표의 원칙론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한다.

”문 대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 “혁신안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한다”는 비주류의 주장은 정략적 의도에서 출발한 지도부 흔들기용이어서 이를 돌파하기 위해 재신임 카드라는 극약처방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이날 중진과의 만남에서 “당 (일각)에서 나에게 물러나라는 의원들이 있는데 어떻게 재신임투표를 안할 수 있나”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또 거취를 걸고 재신임투표를 하겠다고 했더니 또 이를 계파적으로 해석하고 분란으로 몰고가는 흐름에 대해 답답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비주류는 중립지대 의원들조차 문 대표의 리더십을 우려하고 있지만 문 대표가 이런 목소리에 귀를 닫았다고 비판한다.

당내 문제에 가급적 입을 닫았던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문 대표 비판의 최전선에 서고, 우호세력이던 정세균 상임고문까지 연석회의를 구성해 문 대표의 거취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식으로 돌아선 것이 대표적이라는 것이다.

소통 부재, 비선 논란이 반복된 것도 문 대표로선 아픈 부분이다. 문 대표는 재보선 참패 이후 지도부와 조율없이 대국민 사과, 호남 방문 카드를 던짐으로써 지도부 내에서조차 불협화음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에도 최고위원들의 거취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재신임 투표를 제안하면서 사전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 최고위원들로부터 재신임 카드 보류 요구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표의 리더십 위기는 새정치연합의 고질적 병폐인 계파주의, 분파주의가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2004년 노무현 정부의 열린우리당 출범 이후 제 임기를 마친 당 대표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보니 비상대책위원회라는 비정상적 구조가 당의 일상화된 모습으로 자리잡을 만큼 허약한 체질과 지리멸렬함을 여실히 드러내왔다.

친노 대 비노, 주류 대 비주류 등 당내 구성원들이 국민을 무서워하는 정치보다는 계파 이익을 우선하고 비타협적인 노선을 걸으면서 틈만 생기면 지도부를 흔드는 권력투쟁에 나선 결과이기도 하다.

당내에서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갈아치우면 된다”는 식으로 당 대표의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 문화가 팽배하다 보니 아무리 강력한 지도자가 대표를 맡더라도 현재 야당에서는 배겨낼 수 없을 것이라는 자조까지 나오는 지경이다.

문 대표가 내년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은 상황에서 공천 불이익을 우려하는 비주류로선 문 대표 공격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권력투쟁이 정치의 속성이지만 새정치연합은 너무 적나라하다는 것이 문제”라며 “주류와 비주류가 같이 갈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표로선 사면초가에 몰려 재신임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면서도 “둘 중 하나가 나가야 할 것 같은 지금 국면에서는 분당, 신당으로의 흐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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