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에 “23일 또는 24일 마무리하자” 특단의 사정변화 없으면 20, 21일께 투표 들어갈 듯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7일 재신임 정국의 두 번째 관문인 재신임투표 결행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날 중앙위원회의 공천혁신안 의결이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한 문 대표는 국민과 당원을 대상으로 한 재신임투표를 남겨놓고 있다.

문 대표는 당초 13~15일 투표 실시, 16일 중앙위 직후 결과 발표를 추진했지만 중진들과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당내 반대 여론에 막혀 일단 ‘추석 전 실시’로 연기한 상태다.

문 대표는 16일 중앙위 직후 측근을 만나 23일이나 24일 재신임 문제를 마무리하자고 밝힐 정도로 단호한 입장이라고 한다. 재신임을 통해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말끔히 매듭짓고 통합과 혁신에 매진할 동력을 얻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노무현재단이 주최한 학술심포지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추석 전에는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중진들에게) 재신임 방법을 제시해달라고 부탁드렸지만, 재신임을 아예 하지 않고 거둬들이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 측 최재성 총무본부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재신임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고, 한 측근은 “버튼만 누르면 될 정도로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문 대표 측은 20일이나 21일 투표를 개시해 3일 간 투표를 진행한 뒤 23일이나 24일 결과를 공개하는 일정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진들과 안 전 대표 등 당내 여론 전반이 재신임투표에 부정적인 것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중진모임을 주선한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어제 중앙위에서 재신임을 받았기 때문에 또다시 재신임투표를 하는 것은 긁어부스럼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이날 저녁 중진모임을 다시 소집해 재신임 문제를 풀 해법 마련에 나선다.

안철수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조직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 반대가 있다면 반대하는 분들을 정치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투표 취소를 재차 요구했고, 이종걸 원내대표도 “미래지향적이고 앞으로 가는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철회를 압박했다.

하지만 문 대표 측은 당의 분란이 깊어질 것이라는 정도의 우려 때문에 재신임투표를 철회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철회하려면 당의 분란을 해소하고 안정화시키기 위한 특단의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주류 김경협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 “만약 당 흔들기를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거나 담보한다면 재신임 문제는 재검토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