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신동빈에 ‘롯데 황제경영 개선’ 한 목소리 촉구

정무위, 신동빈에 ‘롯데 황제경영 개선’ 한 목소리 촉구

입력 2015-09-17 17:30
업데이트 2015-09-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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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치기식 질의’ 자제…차분한 분위기서 질의 응답 진행 “경영권 분쟁 실망”, “정신 차려야” 질책에 “다시 태어나야” 당부도

공정거래위를 상대로 한 17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는 ‘신동빈 국감’ 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이날 오후 2시부터 재개된 정무위 국감은 신 회장이 10대 그룹 재벌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국회 답변석에 모습을 나타낸 때문에 주목도가 뜨거웠다.

초반 여야 의원들의 질의는 신 회장에게로 집중됐다.

’호통치기식 질의’는 별로 보이지 않았고 국감 질의자나 답변자나 모두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질의 응답이 오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의원들의 질의도 다른 일반 증인들에게도 분산되기도 했다.

여야 의원들은 신 회장에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를 해소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촉구했고,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롯데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당부성 발언도 나왔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순환출자 해소 의지를 재확인했고,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문제 해결에 적극 임할 것을 약속했다.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김영환 의원은 신 회장에게 “롯데는 국민 기업이다. 국민 생활과 가까이 있었고 서비스 기업의 대표주자이며 국민의 자부심”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러나 “경영진이 ‘손가락 경영’을 하는 전근대적인 가부장적이고 반민주적이며 권위적인 태도를 갖는 기업문화로 세계(무대에서) 경영을 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한 뒤 “롯데는 정말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신 회장은 “그 부분에 대해선 우리가 미진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성장해온 과정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앞으로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박병석 의원은 롯데그룹의 불공정거래 행태에 대해서 지적했다.

박 의원은 “내가 정무위원을 열두 번째 임하고 있는데 롯데의 유통업계 사장을 이 자리(국감장)에 부르지 않은 적이 한두 번밖에 없다”면서 “오너인 신 증인이 결심해야 한다. 이 기회에 (불공정거래 행태를) 딱 뜯어고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신학용 의원은 지역구 문제를 신 회장에게 직접 따져 묻기도 했다.

신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내 롯데그룹 골프장 건설 문제를 언급하며 “인천에는 계양산 하나밖에 없는데 그곳에 펜스를 치고 ‘여긴 우리 땅’이라며 시민들이 못 들어가게 한다”면서 “시민들의 휴식터에 골프장을 하겠다고 고집하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은 “앞으로 인천시와 협의해 문제가 없도록 원만하게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최근 롯데그룹 ‘형제의 난’이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부분을 지적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김태환 의원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에서 우유·신문배달로 어렵게 사업을 시작해 기업을 키워왔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부친되는 분이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 오늘의 롯데를 일으켰는데, 두 형제는 경영권 싸움 때문에 온 국민이 실망할 정도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세들끼리 경영권 싸움에만 몰두하는 모습에 국민이 정말 실망했다”면서 “이번 사태를 화목하게 잘 정리해 다시는 우리 국민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지금부터 증인이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신 회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명심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김 의원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회에서 공식으로 사과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이번 가족 간 일로 국민한테, 의원들께도 심려끼쳐 드린 점 진짜 부끄럽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머리 숙여 사죄했다.

신동우 의원은 ‘경주 최부자 정신’을 언급하면서, 롯데그룹의 협력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태를 지적했다.

신 의원은 “최 부잣집은 나도 부자가 돼야 하지만 너도 먹고살아야 한다는 식의 관계를 유지했다”며 “그런데 롯데와 거래하는 협력업체들은 롯데와 거래해서는 돈 벌기 어렵다고 한다. 과자장사를 하던 곳이라 그런지 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롯데는 돈뿐만 아니라 마음도 벌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상생 발전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회사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신 회장은 시종일관 공손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각종 논란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느리지만 또박또박한 말투로 답변했다.

의원들 역시 신 회장의 한국어 실력을 감안한 듯 비교적 차분한 어조로 질의를 이어갔으며 중간에 답변을 끊거나 고함을 지르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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