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도 비우고…朴대통령, 유엔 외교전 앞두고 열공 모드

일정도 비우고…朴대통령, 유엔 외교전 앞두고 열공 모드

입력 2015-09-20 10:16
업데이트 2015-09-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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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방문기간 최소 8번 연설·발언…한반도 및 글로벌 이슈 메시지 고심

박근혜 대통령이 ‘다자 외교의 꽃’인 유엔 방문(25~28일)을 앞두고 ‘열공 모드’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은 출국 전까지 수석비서관 회의 주재(21일) 외에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유엔 외교전 준비에 공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유엔을 찾는 것은 지난해에 이이 두 번째지만, 지난해는 뉴욕 방문(9월20일 출국) 전날까지 매일 일정을 소화했다.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이 이번에 사실상 일정을 비우고 해외 방문을 준비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청와대 한 참모는 20일 “방문 기간이 북한·북핵 문제에 관심이 쏠린 시점이라는 점과 함께 올해는 유엔 창설 70주년으로 비중 있는 정상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박 대통령께서 다음 주는 유엔 준비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가 밝힌 일정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번에 최소 8번 연설·발언을 한다.

유엔 총회 및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는 연설하며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 및 글로벌교육우선구상, 유엔 평화활동 정상회의,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 오찬회의에서는 발언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또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상호대화 세션을 공동 주재하며 뉴욕 소재 주요 연구기관 대표 등과 간담회도 진행한다.

이 일정 중 핵심은 유엔 총회 기조연설로 한반도 관련 메시지가 특히 관심 포인트다.

우선 박 대통령은 북한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핵·미사일 도발 위협을 강화하는 상황을 감안해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내용과 톤은 발언 직전까지의 한반도 정세를 보고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공식화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준비 동향도 감지되지 않는 현 상황이 그때까지 계속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우리의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언급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북한에 핵을 포기하고 경제 발전을 위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남북 8·25 합의에 따라 이산가족 상봉 준비가 진행되는 등 남북간 관계 개선이 추진되는 상황임에도 불구, 북한이 8·25 합의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도발 행위에 나서는 듯한 움직임이 구체화될 경우 박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북한과의 교류 의지와 함께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한 메시지도 기조연설을 통해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북핵·북한 문제의 최종적 해결책이 평화 통일임을 강조한 바 있다.

나아가 평화·안보 외에 유엔의 3대 축인 인권과 개발 문제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언급할 예정이다.

특히 인권 문제와 관련, 박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대한 인권 문제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전시(戰時) 여성 성폭력 문제를 언급, 일본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우회적으로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

또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에 따라 유엔 북한 인권 현장사무소가 지난 6월 서울에 개소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발언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또 유엔 개발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업적으로 꼽히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의 달성을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유엔이 2016~2030년 추진하는 새 개발목표인 SDG의 실현을 위해 중견 공여국으로서의 기여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개발정상회의 부대행사로 열리는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서는 새마을운동을 평가하고 국제사회의 보편적 농촌개발 전략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2013년 10월 전국 새마을지도자 대회 축사에서 “우리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까지 노력했던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어려운 처지의 국가와 공유하는 것이 글로벌 시대에 새마을운동의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 박 대통령은 연설과 발언을 통해 유엔 평화유지 활동, 기후변화 대응, 교육 문제 협력 등에 대한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뉴욕 소재 주요 연구기관 대표 간담회에서 임기 후반기 외교 구상을 밝힐 가능성도 있다.

지난 2~4일 중국 전승 70주년 행사 참석으로 한중간 신(新)밀월 관계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다음 달 16일 한미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그 이후에는 한중일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간담회에서는 박 대통령이 앞으로 한반도 주변국과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통령은 연설·발언 준비 외에 유엔을 무대로 한 주요 정상과의 ‘조우 외교’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창설 70주년인 올해 총회에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정상이 모두 참석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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