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김한길·박지원 탈당기류 속 관계설정 과제 영입확대-공천강화 절충시도
野신당 통합 방안도 난제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작업이 2차 발진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창당 동력으로서 본격적인 세력화 작업이 필요하지만 무턱대고 덩치만 키우다 새정치라는 지향점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정치와 세력화 간 딜레마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신당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과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의 탈당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안 의원측에서는 이들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에서는 전국정당으로서 세를 키우고 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해 의원 한 명이 아쉬운 상황에서 탈당파 의원들의 합류가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역 의원들이라는 배경 없이 독자노선을 고수할 경우 야권 신당 통합론이 커지고 통합 과정의 주도권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탈당파 의원들도 일종의 기득권 세력으로서 기성정치의 틀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도로민주당’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아울러 무분별한 의원 영입이 신당의 명분인 새정치 이미지를 퇴색하게 하는 소탐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여전하다.
일단 안 의원측은 영입 문호는 넓게 열어두는 대신 공천 문턱은 높이고 있다.
안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반(反)부패·반(反)이분법·반(反)수구보수) 원칙에 어긋나지 않으면 다 모이되 투명하고 혁신적인 공천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측 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호 개방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일단 새정치의 중심을 확고히 하는 게 먼저”라고 말해 공천 기준 강화를 시사했다.
문병호 의원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에 참여한다고 공천을 주는 것은 구태정치”, “경쟁 당에서 하위 20%로 분류된 분은 받을 수 없는 게 당연하다”고 말해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야권 신당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도 같은 고민이 숙제로 남아있다.
명분없는 통합은 모두에게 독이 될 수 있지만 각자도생 역시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이 아직 ‘선(先)독자세력화-후(後)연대’ 방침이 확고하지만 언젠가는 야권 신당의 통합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천정배·박주선 의원도 지금은 안 의원과 경쟁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협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권노갑 상임고문과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이 향후 야권 신당 통합을 위한 역할을 어떻게 찾을지도 주목된다.
문병호 의원은 통화에서 “당연히 통합은 해야겠지만 제2의 기성정당이 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새정치 원칙과 함께 통합을 원활하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