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위안부 재협상” 요구에 윤병세 “고려않고 있다”

더민주 “위안부 재협상” 요구에 윤병세 “고려않고 있다”

입력 2016-01-06 08:28
수정 2016-01-0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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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원내대표 등 항의방문…“10억엔 절대 받으면 안돼”

‘스티로폼 설명판’ 동원…“감성적 조치 요구, 日측 내부적 검토”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5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를 방문, 윤병세 외교장관에게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 굴욕적이라며 재협상을 요구했으나 윤 장관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일축했다.

이 원내대표와 같은 당 유승희 최고위원, 신경민 남인순 의원 등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측과 조목조목 정부 입장을 설명한 윤 장관 간에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내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거두절미하고 재협상을 요구했다”면서 “(일본이 재단에 출연키로 한) 10억엔을 절대 받거나 사용하는 절차를 진행하면 안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여러 가지 면을 볼 때 이 협상은 굴욕적 협상이자 밀실 협상이고, 절차에서 여러 중대한 흠결을 가진 협상”이라면서 “재협상을 해야 하고,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의 사죄가 종전의 태도에서는 많이 변화했다는 점은 (저희도) 인정했다”면서도 “그러나 과거 무라야마 담화나 고노담화 등에서 전제됐던 일본의 사죄에 비하면 진전된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밖에도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들과 왜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하지 않았는지, 소녀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 이면합의가 없는지, 구두 합의의 효력 문제, 사과를 전제로 한 박근혜 대통령과 윤 장관의 피해자 할머니 방문 등을 캐묻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정부 입장을 이해해달라”면서도 “재협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윤 장관은 일본 내각총리대신 명의의 공식·공개적 사죄 반성표명과 더불어 일본 정부 예산 출연 등은 일본 정부의 책임을 뒷받침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소녀상과 관련해 이면합의는 없으며, 한일간 합의가 조약이나 협정 형태는 아니지만 국제사회 앞에서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고, 협상 과정에서 피해자 및 관련단체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협상에 반영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특히 윤 장관은 면담에서 의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피해자 단체들의 핵심 요구 사항과 합의내용을 표로 정리한 ‘스티로폼 판넬’ 형태의 설명판까지 동원해 이해를 구했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간 위안부 합의 후속으로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편지 등과 관련한 논의를 위해 한일간 국장급 협의 전망에 대해 “국장급 협의를 검토한 바도 없고, 협의한 바도 없다”고 부인했다.

이 당국자는 “다만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감성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은 일본과의 협의 과정에서 여러 차례 얘기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 측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혀 후속 이행조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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