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 힘으로 야권 다시 일으켜야…安 변화를 위해 자갈밭길 선택”어제 정운찬과 회동…정운찬 최종 거취 주목 ‘김종인 선대위’ 합류해 총선 중책 맡을 듯
야권 분당 국면의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21일 당에 잔류키로 했다.박 전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표 사퇴 후 총선 지도부 역할을 할 ‘김종인 선대위’ 에 합류, 총선 과정에서 중책을 맡게 될 전망이다.
더민주와 안철수신당 모두로부터 러브콜을 받아온 박 전 원내대표가 잔류를 선택함에 따라 야권 지형 재편을 둘러싼 양쪽의 주도권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향후 행보를 놓고 함께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진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최종 어떤 결론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현재의 자리에 남아 오랫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아온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위한 일에 집중하겠다”며 “우리 당의 혁신에도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겠다”고 잔류를 선언했다.
이어 “금처럼 제련된 결정을 내려 보고자 먹을 가는 무념의 마음으로 저를 돌아봤다. 참 가슴 저린 시간이었다”며 ‘붓을 가누어 그은 획이 비뚤어져 버리면 우선 부근의 다른 획의 위치나 모양을 바꾸어 그 실패를 구하고자 한다’는 고(故) 신영복 선생의 ‘서도관계론’(書道關係論)을 들어 “오랜 사람과 사람간의 뜨거운 연계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발길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또한 2014년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비대위원장 인선 파동으로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았던 당시를 회고,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쏘아야 했던 여름, 참 많이 울었다. 그 때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쏘던 아픔은 저를 성숙시키고 발효시킨 스승이 됐다”며 “다만 그때 당이 변화를 수용했더라면 지금의 분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은 남는다”고도 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새 경제를 위한 경제정당으로의 변신이 절실하며, 국민적 갈망이 담긴 경제민주화의 길, 그 실천가능성이 더민주당에 찾아왔다”며 “제가 그동안 해왔던 대로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위한 경제민주화와 정치혁신의 길에 미력하나마 매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을 떠나신 분들과 새로 오신 분들 모두가 소중하다”며 “모두가 언젠가는 하나가 되어야 할 식구라는 마음을 잊지 말고 함께 힘을 모아 야권을 통합의 힘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변화를 위해 자갈밭길을 선택했다’고 평가하며 “변화를 향한 간절함이 꼭 성공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서로 승리하는 길을 찾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전남의 새로운 변화 요구를 언급, “그래도 미워도 다시 한 번, 이제 그 열망을 모두 녹여 혁신의 동력으로, 지혜의 힘으로 모아달라”고 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권에 맞서 더 정의로운 대한민국, 더 공정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며 알에서 깨어나려면 안팎에서 함께 부리를 모아 쪼아서 세상을 열어야 한다는 뜻의 4자성어인 ‘줄탁동시’를 인용, “그 마음으로 그렇게 안과 밖에서 힘을 모아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모든 것을 바꿔 국민의 마음을 다시 얻는다는 각오로 강한 정통야당의 모습을 되찾아 국민과 더불어 대한민국에 희망을 만들어갔으면 한다”며 “새경제를 위한 강한 정통 야당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더민주를 지켜봐달라. 몸이 부서져라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22일 출범하는 선대위에 공식 합류, 총선 지도부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야권통합위원장직을 제안한 상태로 일단 박 전 원내대표는 완곡하게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원내대표는 20일 정 전 총리와 만나서도 당 잔류 결정을 전하고 거취를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정 전 총리가 조만간 최종 거취를 정하지 않겠느냐”며 “안철수신당으로 갈 가능성은 높지 않게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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