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능력 고도화 70일전투’…“기술수준 무리하게 노출”

北 ‘핵능력 고도화 70일전투’…“기술수준 무리하게 노출”

입력 2016-03-20 10:05
수정 2016-03-2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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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당국 “핵기폭장치·재진입체·관련시험 모두 서두른 흔적”

북한의 핵과 미사일 분야 담당기관에서 최근 ‘핵 능력 고도화를 위한 70일 전투’를 벌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핵심 군사기밀을 무리하게 노출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복수의 정보 당국 소식통은 20일 “지난 2월 중순부터 북한의 모든 분야에서 오는 5월 7차 당대회 준비 70일 전투가 진행 중인데 북한 과학자와 기술자들도 김정은에게 핵 능력 고도화 달성을 위해 보여주기식의 70일 전투를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핵·미사일 기술 수준이나 핵심 군사기밀이 노출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탄두 내폭형 기폭장치로 추정되는 구(球)형 물체(9일), 탄도미사일 탄두부의 재진입체 및 방열시험(15일), 전략군 화력타격계획(11일) 공개 사진을 정밀 분석한 결과, 대외에 공개하기 위해 서둘러 준비한 흔적이 역력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다른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탄두를 임의의 순간에 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지시한 이후 기폭장치, 재진입체 및 방열 시험장면을 전격 공개하고, 스커드와 노동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다. 아울러 핵분야 과학자들도 각종 매체에 나와 ‘핵탄두 위력’을 연일 선전하고 있다.

이에 당국의 한 소식통은 “이달 들어 북한의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핵과 미사일 분야의 핵심기밀 수준의 기술과 내용을 무리할 정도로 노출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이들 기술을 최첨단 또는 우리식 기술로 자랑하고 있지만, 한미 핵·미사일 분야 전문가들은 공개된 기술이 어느 수준이고 어떤 단계인지, 앞으로 어느 수준까지 진전될지를 다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의 한 전문가는 “대기권 재진입시 고열과 삭마(깎임) 현상을 견뎌내기 위해 탄도미사일 탄두부의 재진입체는 원뿔 형태로 제작한다”면서 “북한이 마찰과 압력을 더 많이 받는 둥근 형태로 재진입체를 만든 것은 재진입체 개발 재료나 기술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음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지난 18일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재진입체 시험 수준을 “1천500∼1천600℃쯤 되는 배기가스에 의한 (대기권) 재진입 탄두의 마모 상태를 확인하는 기계적 삭마시험”이라고 평가했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공개한 기폭장치에 대해서도 겉표면에 고폭렌즈 등이 부착된 것으로 미뤄 초기단계의 내폭형 기폭장치 구조로 분석하면서도 실제 탄두부에 들어가는 실물인지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 위협 엄포성 행태는 김정은의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군은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어 가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이런 엄포성 행태들도 가볍게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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