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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수색 지휘관의 생생한 현장 기록, ‘폭침 어뢰를 찾다!’

천안함 수색 지휘관의 생생한 현장 기록, ‘폭침 어뢰를 찾다!’

입력 2016-03-21 11:36
업데이트 2016-03-2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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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대 대령 “천안함 피격 명백한 北소행…진실을 있는 그대로”

“이 글은 아직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참고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격사건 직후 백령도 앞바다에서 수색작업을 지휘한 권영대(51) 해군 대령은 천안함 피격사건 6주기를 맞아 펴낸 책 ‘폭침 어뢰를 찾다!’ 서문에서 이렇게 썼다.

천안함 피격 당시 집에서 TV 뉴스를 보며 쉬고 있던 권 대령(당시 중령)은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군함 침몰 중’이라는 제목의 속보를 보고 급히 부대로 복귀했다. 56일에 걸친 천안함 수색작전의 임무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권 대령은 백령도 천안함 피격 현장에서 탐색구조단인 해군 특수전전단(UDT)을 지휘하며 천안함 선체 수색과 인양, 실종자 구조작업을 했다. 천안함 피격의 증거물을 찾는 것도 그의 임무였다.

권 대령은 “기상은 최악이었다. 강한 조류, 극도로 차가운 수온은 작전의 최대 장애물이었다”며 힘들었던 수색·인양작업을 회고했다.

천안함 피격 현장의 수온은 섭씨 3도 밖에 안됐다. 목욕탕 냉탕의 수온이 16∼17도인 것을 고려하면 마치 얼음물에서 작업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는 게 권 대령의 설명이다.

수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야간작업을 할 때는 호흡조절기가 얼어붙어 공기가 나오지 않는 위험한 상황이 수도 없이 발생했다.

그러나 권 대령과 UDT 대원들은 수색·인양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군인은 국가가 주는 임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행해야 하는 것이 철칙이다. 그것이 아무리 위험하더라도….”

그러던 중 한주호 준위가 숨졌다. 천안함 피격사건이 터진 지 나흘 만인 3월 30일이었다.

한 준위의 올곧은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권 대령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 답답한 양반아!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말을 안들어!”

천안함 인양 결정이 내려지고 실종자가 가장 많은 함미가 떠올랐을 때 가장 먼저 선체에 올라간 것도 권 대령이었다.

기관부 침실에는 상의를 벗은 장병들의 시신이 보였다. 권 대령은 자신도 모르게 “얼마나 추웠어? 이제 편히 쉬어야지”라고 중얼거렸다.

천안함 선체가 모두 인양되자 천안함 피격의 증거물을 찾는 수색작업이 진행됐다.

권 대령은 쌍끌이 어선의 김남식 선장과 함께 천안함 피격의 ‘스모킹 건’을 찾아 나섰다. 권 대령은 김 선장을 ‘바다 사나이, 카리스마의 김남식 선장’으로 회고했다. 김 선장이 타고난 뱃사람의 감각으로 북한의 어뢰를 발견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권 대령은 북한 어뢰를 찾아낸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며 “과학적 근거와 엄청난 고민, 그리고 강력한 의지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에 맞아 침몰했다는 결론은 당시 논란에 휘말렸고 일각에서는 아직도 천안함 피격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을 다 지켜본 권 대령은 ‘대한민국 국군은 국토를 방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30년 군 복무의 신조까지 흔들렸다고 한다.

“왜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군인을 못 믿는 것인가? 우리나라의 군인을 믿지 못한다면 어떻게 총을 쥐여주고 나라를 안전하게 지킬 것을 바라면서 편히 잠을 잘 수 있는가?”

권 대령의 책 ‘폭침 어뢰를 찾다!’는 이런 고민의 산물이다. 직접 보고 겪은 것을 있는 그대로 기록함으로써 천안함 피격사건의 진실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천안함 폭침사건이 발생한 지 5년이 지났고 어뢰가 발견됨으로써 명백한 북한의 소행임이 드러났다. 현장 처리부터 사고 조사까지 관여했던 수많은 젊은이들 가운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누구 한 명 ‘당시 현장에 있었는데 그것은 거짓입니다’라고 말하는 이가 있는가?”

권 대령이 자신의 책 맨 마지막에 남긴 질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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