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한 정치인들, 방송인 변신하며 ‘종편 스타’ 도전

낙선한 정치인들, 방송인 변신하며 ‘종편 스타’ 도전

입력 2016-05-22 10:14
수정 2016-05-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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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도 유지에 출연료까지 ‘두 마리 토끼’ 기회주로 새누리당 출신·직업 정치인이 다수

이달말 19대 국회 임기 종료를 앞두고 20대 국회 입성에 실패한 전·현직 의원들의 ‘종편(종합편성채널) 행(行)’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새 금배지를 달지 못한 이들로서는 정치적 공백 기간에 국민적 관심과 인지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쏠쏠한 돈벌이도 가능한 ‘일거양득’의 기회인 종편 출연이 매력적인 ‘부업’이 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변호사, 교수, 의사 등 전문직이나 기업인 출신으로 경제적 기반을 갖춘 정치인들보다 정치를 ‘본업’으로 하는 이른바 ‘생계형 정치인’들의 방송 출연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22일 여야 정치권과 복수의 종편 관계자 등에 따르면 전·현직 의원을 포함해 정치권 출신 유명인사가 프로그램 진행을 맡는 경우 회당 평균 50만∼100만원, 패널로 출연하면 회당 평균 20만∼30만원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체로 보수 색채가 강한 종편의 특성상 새누리당 출신 정치인들의 진출이 눈에 띈다.

4·13 총선에서 4선(選) 고지에서 실패한 서울 서대문을의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한 종편에서 새로 시작하는 정치 토크쇼의 진행자로 나선다.

평소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을 불사하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당내 ‘이단아’ 이미지를 갖고 있는 정 의원은 4장의 음반을 냈을 정도로 넘치는 ‘끼’의 소유자로도 잘 알려져 있어 낙선이 확정된 순간부터 여러 방송사로부터 ‘러브콜’이 쇄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광주 북구갑에 출마했다가 낙천한 김유정 전 의원이 같은 프로그램의 공동진행자로 출연, 정 의원과 ‘입을 맞출’ 예정이다.

새누리당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경남 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조해진 의원은 정 의원과 같은 종편에서 현재 한 시사프로그램의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이며, 다음달부터는 다른 종편에서 시사 프로그램의 패널로도 출연할 예정이다.

재선의 조 의원은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활동했으나 20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 탈락했다.

조 의원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장 다음달부터는 국회의원으로서 원내 활동기반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종편 출연이) 크든 작든 정치적 소견을 발표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서울 강서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진성준 의원이 한 종편 뉴스 프로그램의 한 토론 코너에 신지호 전 의원(18대·한나라당)과 함께 고정 출연 중이다.

진 의원은 야당 의원으로서는 이례적인 종편 출연 이유에 대해 “(특정 정당에)편파적인 이야기가 나올 때 우리 당의 입장을 가감없이 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기 남양주병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같은당 최민희 비례대표 의원도 같은 채널에서 출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싫든 좋든 정치도 현실”이라면서 “낙선 정치인들의 경우 온갖 곳을 뛰어다니면서 돈을 벌어야 당장의 생계 유지를 넘어 정치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만큼 종편 출연은 ‘가뭄 속의 단비’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송영선·강용석·안형환·이두아·정옥임 전 의원,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주로 새누리당 출신 정치인들도 활발하게 종편에 출연하면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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