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9·19 공동성명 소멸’ 주장, 후임 임명하지 않을수도
제7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새로운 외교진용을 갖춘 북한의 다음 수가 주목된다.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는 리수용의 바통을 이어받아 외무상에 오른 리용호(60)였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당대회에서 핵·경제 병진노선과 핵보유국 지위 구축을 사실상 재천명한 상황에서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 임명 여부는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6자회담 수석대표를 임명하지 않으면 이는 ‘비핵화 회담은 없다’는 의도를 노골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가 아닌 사실상의 핵보유국 지위에서 핵군축을 주장하는 만큼 6자회담 수석대표가 아닌 새로운 타이틀을 내세울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9·19 공동성명은 소멸됐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후임 수석대표를 임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수석대표 임명 여부는 향후 핵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구상이 드러날 수 있는 대목으로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일 북한이 후임 수석대표를 임명한다면 누가 낙점을 받을지도 관심사다.
우선 이번 당대회에서 당 중앙위 위원에 오른 김계관 제1부상의 역할이 주목된다. 그러나 김 제1부수상은 이미 수석대표 역할을 맡은 적이 있고, 73세의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다음으로 리근(70) 주 폴린드 대사, 한성렬(62) 외무성 미국 국장, 현학봉 주 영국대사 등의 순으로 거론된다.
아울러 대미 관계에서 리용호 외무상이 직접 협상의 전면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한 외교 소식통은 “과거 북한의 외무상이 대미 외교의 전면에 나서는 경우는 거의 없었지만 직접 대미 관계, 핵 문제에 관여했던 인물(리용호)이 처음으로 외무상이 된 것”이라면서 “리용호가 직접 미국 국무장관과 상대할 구상을 하는 지 주목해야 할 포인트”라고 말했다.
미국도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에 지명함으로써 대화보다는 대북 압박이나·제재에 치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말 대선을 거쳐 미국의 차기 정부가 구성되기 전까지는 북측의 변화가 없는 한 새로운 국면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성김 특별대표의 대사 지명은 대단히 중요한 신호로 보인다. 미국이 당장은 회담을 할 뜻이 없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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