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없는 유엔’, 對유엔 외교 절벽효과 오나

‘반기문 총장 없는 유엔’, 對유엔 외교 절벽효과 오나

입력 2016-10-06 16:53
수정 2016-10-06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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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누린 ‘프리미엄’ 소멸 우려…“든든한 동아줄 사라져”“국제기구 진출 노력, 유엔 기여 강화로 외교력 유지해야”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안토니우 구테헤스(67) 전 포르투갈 총리가 사실상 확정됨으로써 우리 외교가 ‘반기문 총장이 없는’ 대(對) 유엔 외교에 직면하게 됐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10년간 유엔을 이끌었던 반 총장은 올해 연말 구테헤스 차기 사무총장에게 바통을 물려주고 유엔 수장 자리에서 내려온다.

반 총장의 퇴임이 임박하면서 외교가에서는 반 총장이 있으므로 해서 한국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던 유무형의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한국인 출신의 반 총장이 유엔 수장으로 있으면서 특별히 한국이 특혜를 받았다고까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반 총장의 존재 자체가 한국 외교에는 든든한 동아줄 같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6일 연합뉴스에 반 총장이 있을 때와 떠나고 난 뒤 “비포(before)와 애프터(after)의 차이가 분명히 실감 날 것”이라면서 “반 총장 재임 시기인 지난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실에 대한 접근이 상상할 수 없이 편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반 총장이 음양으로 소리 없이 도와준 게 많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 총장이 떠나더라도 유엔 사무총장실과의 소통 채널이 막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격의 없이 유엔 사무총장실과 소통했던 프리미엄이 사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유엔 사무국에 대한 접근도 마찬가지다.

외교가에서는 이를 ‘절벽효과(cliff effect)’라고 표현한다.

다른 외교 소식통은 “반 총장이 떠나면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한국의 프리미엄이 없어질 것”이라면서 “인적 진출이나 정책조율, 인사 면담 주선 등 대유엔 외교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반 통장이 퇴임하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것이 걱정”이라면서 “유엔 사무총장 배출국으로서 그동안 한국이 특혜를 받았다는 시각도 있어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유엔 고위직 진출도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엔 고위급 가운데 한국인은 외교부 출신으로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 겸 고위군축대표와 강경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 겸 부조정관이 대표적이다.

반 총장의 퇴임 이후 김 사무차장과 강 사무차장보의 거취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강 사무차장보는 반 총장 취임 전부터 유엔에 들어가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 부판무관,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등을 거쳤다.

유엔 사무국에도 한국인 2명이 반 총장 재임 시절 국장으로 승진해 현재 조달과 인사 파트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다자외교 전성시대를 맞아 우리가 국제기구의 의장 등 주요 직을 많이 맡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진출 노력을 더욱 활발히 함으로써 유엔 시스템에서의 영향력 유지 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반 총장이라는 든든한 동아줄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우리의 힘과 이미지만 갖고 나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자발적 기여금 등을 통해 유엔에 대한 대한민국의 기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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