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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인권결의, ‘불참→기권→찬성→기권’…MB정부부터 찬성

北인권결의, ‘불참→기권→찬성→기권’…MB정부부터 찬성

입력 2016-10-18 09:52
업데이트 2016-10-1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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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정부, ‘인류보편가치 VS 남북특수성’ 고심끝에 지그재그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으로 그동안 우리 정부가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왔는지 주목된다.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이 주도해온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역대 우리 정부의 태도는 인권의 인류 보편적 가치라는 측면과 남북관계의 특수성 사이에서 이뤄진 고민의 산물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북 화해정책을 취할 때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이 보다 더 부각됐고, 대북압박 기조가 강할 때는 인권의 인류 보편적 가치에 무게가 더 실렸다.

유엔 차원에서의 북한인권결의안은 현 유엔인권이사회의 전신인 유엔인권위원회가 2003년 처음으로 결의안을 채택함으로써 시동이 걸렸다.

2005년부터는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를 거쳐 유엔총회에서도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돼오고 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전 회원국의 의사가 반영되는 만큼 ‘정치적 구속력’을 가진다. 북한에 당장 가시적인 조치가 취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문제를 환기하고 인권개선을 위해 대북 압박을 하는 의미가 있다.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처음 채택된 2003년 당시 출범 첫해인 노무현 정부는 찬성이나 반대, 기권이 아닌 ‘불참’을 결정했다.

북한의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이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 등을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

표결을 앞두고 당시 윤영관 외교부 장관은 2003년 4월15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해 “우리 정부가 유엔인권위 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이 북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조심스럽게 분석했으며, 이번 경우에는 찬성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무현 정부는 이듬해인 2004년과 2005년 유엔인권위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했다.

2003년의 불참과는 다른 형태이긴 하지만 역시 남북관계 측면을 더 많이 고려한 결정이었다.

2005년부터는 유엔인권위와 별도로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를 거쳐 유엔총회에서 표결하는 유엔총회 차원에서의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됐다. 노무현 정부는 기존 유엔인권위에서와 마찬가지로 2005년 유엔총회에서 기권을 선택했다.

노무현 정부는 2006년 11월 유엔총회에서는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한 달 전인 10월 9일 있었던 북한의 제1차 핵실험이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찬성으로 돌아서게 된 결정적 배경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1년 뒤인 2007년 11월 다시 유엔총회에서 기권으로 회귀했다. 송민순 전 장관이 회고록에서 당시 정부가 사전에 북한에 의견을 구한 뒤 기권했다고 밝혀 논란이 된 그해다. 이번에는 한 달 전 있었던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남북관계의 급속한 진전과 북핵 6자회담의 진전 등이 반영됐다.

이후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 때부터는 북핵 6자회담이 공전되고, 남북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대북원칙론이 강조되면서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확고한 찬성이 자리를 굳혔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3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데 이어 같은 해 11월 유엔총회에서도 같은 입장을 취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2008년부터 EU와 일본 등이 주도하는 유엔총회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왔으며, 이 기조는 2013년 출범한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어져 오고 있다.

유엔인권위를 대체해 2006년 출범한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우리 정부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유엔인권이사회는 북한인권결의안과 관련, 2006년과 2007년 잠시 휴지기를 갖다가 2008년부터 매년 결의를 채택해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핵능력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최근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는 북한 인권에 대해 더욱 공세적 태도로 압박하고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인권의 사각지대”라면서 “국제사회가 이제 행동을 취해야 할 때”라고 압박했다.

정부는 특히 올해 유엔 총회에서의 북한인권결의안 추진 과정에서 북한의 해외노동자 인권 문제를 반영키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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