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개헌, 의혹과 별개로 논의 착수”…동력 잃을까 우려도

與 “개헌, 의혹과 별개로 논의 착수”…동력 잃을까 우려도

입력 2016-10-25 13:49
수정 2016-10-2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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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개헌특위 구성 추진…“개헌 의지 폄훼 안돼”

새누리당은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제안한 개헌 논의를 위한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 하지만 불거진 대통령 연설문의 사전 유출 의혹으로 개헌 논의 동력이 약화되지 않을까 당황한 모습도 역력했다.

특히 당 지도부는 개헌 국면으로 전화시키려 이날 부터 당 차원에서 개헌 동력 공급을 위해 강력하게 뒷받침하려 했으나 최순실 씨가 연루된 비선 실세 의혹이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러잖아도 여야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과 미르·K스포츠재단 거액 모금 의혹으로 강대강 대치를 벌이던 와중에 이번 사태가 터지자 야당은 총공세를 펼치며 역공을 시작한 터이기도 하다.

게다가 당내 비박(비박근혜)계 일각에서도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대통령 탈당마저 거론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김용태 의원은 오전 8시50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순실 사태는 배신의 정치의 결정판이다. 대한민국 공화국,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이라면서 “공화국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능멸한 최순실 사태 수사를 위해 특검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 지도부는 오전 9시 예정됐던 원내대책회의에서 개헌특위 구성을 비롯해 야당의 협력을 촉구할 예정이었으나 회의를 30분 늦추며 대책을 논의했고, 청와대 측과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대표가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제116주년 독도의날 기념식 및 독도문화 국민축제’의 참석 계획을 취소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믿고 싶지 않고,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미래의 대한민국 체제를 개혁하기 위한 개헌 돌파구가 마련됐는데 이번 일로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의혹과는 별개로 당내 개헌추진특위를 구성해 박 대통령 의지대로 임기 내 개헌을 완성하는 데 주력키로 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개헌안 통과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야당이 진정성을 의심하며 본질을 왜곡해서는 안된다”면서 “개헌은 국회가 주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대통령이 개헌 추진을 선언한 것은 백년대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결단”이라면서 “여야 정치권은 일련의 사건으로 개헌 의지를 정략적인 것으로 호도하고 폄하하고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정권 연장을 위한 제2의 유신헌법이라도 만들려는 것이냐고 했지만 헌법에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나 중임으로의 변경을 위한 개헌은 개정 당시 대통령에 효력이 없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면서 “숨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비판할 수는 있지만 개헌 추진의 본질만은 훼손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채익 의원도 “야당은 최순실 의혹을 덮기 위한 개헌에 반대한다는데 이는 앞뒤가 안맞는 얘기”라면서 “이 사안은 지금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하면 되고, 개헌 논의는 즉각 체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MBN의 의뢰를 받아 24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5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공개한 설문 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임기 내 개헌 추진 찬성은 41.8%, 반대는 38.8%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력구조는 ‘4년 중임 대통령제’가 33.5%로 가장 높았고, ‘분권형 대통령제’ 28.3%, ‘의원내각제’ 14.2%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전화, 스마트폰앱, 유·무선 자동응답 전화 등을 통해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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