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수습은 누가 하나” vs “지도부 사퇴가 사태 수습 첫단추”
새누리당 이정현호(號)가 이른바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이라는 뜻하지 않던 암초를 만나 출범 3개월을 앞두고 ‘좌초’ 위기에 놓였다.비주류의 퇴진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특히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유일한 비박(비박근혜)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이 “이정현 대표가 끝까지 버티면 사퇴하겠다”며 최후통첩을 한 상황이어서 오는 7일 오전으로 예정된 정례 최고위원회의가 당 내홍 사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이후 주말 내내 당내 중진 의원들은 물론 각계 원로들과 접촉하며 정국 상황과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이날 여의도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과연 어떤 선택이 당을 위하고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는 정답인지 고민을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오늘도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9일로 당 대표 취임 3개월을 맞는 이 대표는 현재로선 ‘사퇴는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회의 주축을 이루는 친박(친박근혜)계도 비슷한 기류다.
한 친박계 핵심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사태를 수습하는 게 급선무 아니냐”면서 “지금 청와대를 상대로 당과 여론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달할 수 있는 게 이 대표 외에 누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지난번에 비주류측에서 지도부 사퇴 연판장을 돌렸지만 반대가 더 많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계속 이런 식으로 밀어붙이면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가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비주류측은 사태를 수습하는 ‘첫단추’가 친박 지도부의 사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거국중립내각 구성, 특검 도입 등 핵심 쟁점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여야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여겨지는 이 대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비주류 3선 의원은 “야당이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데 무슨 수로 사태를 수습하느냐”면서 “이미 현 지도부를 유지할 수 없다는 지적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장 비대위 구성이 어렵다고 하는데, 정진석 원내대표가 과도체제를 충분히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강석호 최고위원은 오는 7일 최고위에서 공식적으로 사퇴 선언을 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사퇴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면서 “어느 쪽의 주장이 맞는지는 역사가 판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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