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지역순회 ‘文대세론’ 강화?…룰 강행 반발 ‘비문연대’ 주목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룰을 확정하면서 주자들 간에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2012년 룰을 대부분 준용하기로 한 상황에서 완전국민경선제, 순회경선, 모바일 투표 도입 등 세부규칙을 두고 후보별 유불리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가 최종적으로 2차 투표를 하도록 하는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서 1위인 문재인 전 대표와 결선을 치르려는 주자들의 2위 다툼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의 경우 ‘3당 공동정부’ 요구를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고 경선 룰 결정을 강행했다고 반발하는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완전국민경선, 모바일·인터넷 투표도…‘촛불민심’ 어디로 = 이번 경선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일반 국민과 권리당원의 투표 가치에 차이를 두지 않는 ‘완전국민경선제’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권리당원 투표에 가중치를 주는 ‘국민참여경선’과 구분되는 것으로, 반대로 일반 국민의 표가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가 당내 권리당원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만큼, 완전국민경선제의 경우 문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규칙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현장 투표만으로 제한하지 않고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모바일(ARS)·인터넷 투표를 병행키로 한 점은 문 전 대표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문(親文) 진영은 그간 모바일 투표에서 강점을 보였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야권의 핵심 지지층으로 떠오른 촛불민심이 어느 후보에게 쏠리느냐가 최대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양승조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장은 “정권교체 열망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인단은 최대 150만~200만명까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주자들 가운데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많이 포함돼 있어, 지역에서 이들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 결선투표제로 2위 다툼 치열…순회경선 줄어 ‘대세론’ 강화되나 = 일찌감치 ‘문재인 대세론’이 형성된 가운데 문 전 대표 이외의 주자들이 주장해온 결선투표제가 도입됐다는 것 역시 눈여겨볼 대목이다.
문 전 대표 외의 후보들은 결선투표에 올라가 당내 ‘비문(비문재인)’ 표를 모두 흡수한다면 막판 역전의 가능성도 있다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와 겨룰 수 있는 한 자리를 건 2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써는 지지율 당내 2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최근 상승세가 뚜렷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2위 싸움을 벌일 유력 후보로 평가되고 있다.
양측은 이를 의식한 듯 ‘공짜밥’ 논쟁을 벌이며 기 싸움을 펼쳤다.
안 지사가 22일 이 시장의 성남시 무상급식 정책 등을 겨냥한 듯 “세금을 누구에게 더 나눠주는 정치는 답이 아니다. 국민은 공짜 밥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자, 이 시장은 23일 출마선언을 하면서 “(안 지사의 발언은) 실망스럽다”며 “공짜라는 표현은 구태 기득 보수세력이 쓰는 말이다. 신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안 지사 측 김종민 의원은 26일 ‘시혜적 복지공약과 복지 포퓰리즘’을 주제로 국회에서 긴급 토론회를 열기로 하는 등 신경전은 점점 거세지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로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는 것이 지상과제다.
일각에서는 이번에는 지역순회를 4차례만 할 것으로 예정되는 등 경선 일정이 과거보다 축소된 것 역시 문 전 대표의 ‘대세론’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기대선 탓에 경선이 짧아지면서 지금 문 전 대표의 강세가 오히려 공고해질 수 있다”며 “1차 투표서 절반을 넘기는 것도 가능한 얘기”라고 했다.
◇ ‘비문연대’ 행보는 = 박 시장과 김 의원은 ‘야3당 공동정부’를 건의했으나 당 지도부가 이와 관계업이 경선 룰을 발표하자 “일방적인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후 두 주자의 행보에 대해서는 당 안팎의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들이 결국 경선에 참여해 2위 싸움을 벌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 시장 측 관계자도 “사퇴를 할 가능성은 0%”라며 “공동정부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얘기하겠지만, 그렇다고 판을 깨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 측도 “판을 깨고 나갈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이들이 최근 이 시장과 ‘공동정부 구성 촉구’에 뜻을 모은 바 있는 만큼, ‘비문연대’ 형태를 유지하면서 1차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하고 결선투표에서 승부를 걸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들이 당 지도부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경선불참 등 ‘결단’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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