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설연휴 숨고르기…‘특검·탄핵심판’ 여론전 구상

朴대통령, 설연휴 숨고르기…‘특검·탄핵심판’ 여론전 구상

입력 2017-01-26 11:19
수정 2017-01-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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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소장 ‘3월13일前 결론’ 계기로 탄핵심판에 ‘강력대응’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은 27일부터 시작되는 설 연휴에 별다른 외부일정 없이 관저에 머물면서 특검 수사와 탄핵심판 대비에 주력할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전날 보수성향 인터넷 방송인 ‘정규재 TV’와 인터뷰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대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며 이른바 ‘기획음모설’을 제기했다.

또한, 2008년 광우병 사태와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는 촛불집회를 “둘 다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유사한 점이 있다”고 성격 규정을 한 뒤 탄핵 기각을 주장하는 ‘태극기 집회’에 대해선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법치를 수호하기 위해 고생을 무릅쓰고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설을 앞두고 보수층을 향해 여론 반전이 필요하다는 우회적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설 연휴 관저에 머물며 숨 고르기 기간을 거친 뒤 추가 여론전 방향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의 메시지가 보수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여론 추이를 보면서 대통령이 추가로 메시지를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설 연휴 직후인 다음 달 초까지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어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전날 인터뷰에서도 “특검 조사에 임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 측은 현재 특검과 조사 일정과 형식 등을 조율하고 있다.

만약 특검 희망대로 진행될 경우 박 대통령 생일(2월 2일)을 전후로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박 대통령 측에선 2월 초는 다소 빠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삼성 관련 뇌물죄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모금, 블랙리스트 등 특검이 제기한 주요 의혹에 대해 “억지로 엮었다”고 강하게 부인한 만큼 특검의 공세를 여론전으로 맞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대응 방안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측 법률 대리인단은 전날 박한철 헌재소장이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에 탄핵 심판 결론이 나야 한다”고 언급하자 “심판절차의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전원 사퇴를 시사했다.

박 대통령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고일을 못 박는 것에 대해 가만히 있으면 법률가로 양심이 없는 것”이라며 “대리인단이 연휴 중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전날 인터뷰에서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런 기류를 감안할 때 박 대통령측은 연휴 이후 탄핵 심판에 강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청와대 내부에선 박 대통령이 최종 변론 형식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박 대통령은 전날 인터뷰에서 헌재 출석 문제에 “아직 검토된 바 없다”며 일정 부분 선을 그었다.

한편 청와대 참모들은 설 연휴에 당직 인원을 제외하고는 쉴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10월 29일 1차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매 주말 비상근무를 해오다 이번 연휴를 계기로 첫 휴식을 취하는 셈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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