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퇴장하니…김무성·오세훈 재등판론 ‘고개’

반기문 퇴장하니…김무성·오세훈 재등판론 ‘고개’

입력 2017-02-02 16:19
업데이트 2017-02-0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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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SNS로 대선 불출마 결정 재고해달라는 여론 빗발

보수 진영의 유력 대권주자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로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오세훈 최고위원의 ‘재등판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나란히 “밀알이 되겠다”는 말을 남기고 정권창출 주역의 꿈을 포기했던 두 사람에게 무너진 보수의 대안이 돼달라는 여론이 힘이 실리는 형국이다.

소속 정당인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2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어제 저도 일반 국민들로부터 많은 전화를 받았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라며 이 같은 기류를 전했다.

이어 정 대표는 “법으로 안 된다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고 국민적 여론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며 여론 향배에 따른 재등판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제로 전날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직후부터 김 의원과 오 최고위원에게 다시 출마 결단을 내려달라는 주변의 권유와 일반 여론이 무수히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과 가까운 한 현역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재등판 요구가 엄청나게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는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경쟁력 있는 보수 후보가 사실상 사라진 데 따른 지지층의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출마 자체가 불투명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제외하면 보수로 분류되는 잠룡 중 아무도 지지율 5%를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만약 황 권한대행이 대권에 도전하더라도 새누리당을 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새누리당 탈당파들로 창당한 바른정당 지지자들과 중도보수층에서는 여전히 ‘유력주자 기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게다가 탄핵 사태의 책임을 나눠진 새누리당마저 황 권한대행 영입설이 새어 나오는 등 슬슬 대선모드를 가동할 움직임을 보여 ‘보수 적통’을 표방하는 바른정당에서도 판을 키워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불출마 번복 요구에 대한 당사자들의 반응은 일단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주변의 이 같은 권유에 말없이 손사래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전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로부터 ‘다시 대선에 도전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더 이상 얘기를 안하겠다”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오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회의를 마친 뒤 ‘당 안팎에서 다시 출마하라는 목소리가 생기면 불출마를 번복할 여지가 있나’라는 질문에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이 몇 명 계시는데 대선 출마를 한다는 게 그렇게 가볍게 다시 생각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으로 답했다.

다만 앞으로 여론의 재등판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경우 명분이 충분히 쌓였다고 보고 불출마 결단을 재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당분간 조용히 사태를 관망하면서 향후 정국을 고민해볼 것이라는 말도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 조사를 기준으로 불출마 선언 직전 지지율은 김 의원이 3.2%(지난해 11월17일), 오 최고위원이 3.2%(1월12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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