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김용수 미래부 정책실장…차기 정부에 ‘알박기 인사’ 논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방송통신위원회 차기 상임위원으로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권한대행이 차기 정부가 해야 할 인사를 강행함으로써 ‘방통위에 알박기 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김 실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초에 청와대 정보방송통신비서관을 지냈다. 일각에서는 방통위 행정 공백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도 있다.2일 방통위 등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이 김 실장을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내정하고 3일 공식 임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임위원 5명 중 위원장을 포함한 2명은 대통령이 지명한다. 단, 위원장은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쳐야 한다. 나머지 3명은 국회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지명권 중 국회의 인사청문이 필요 없는 1명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다.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야당 추천)과 이기주 상임위원(대통령 지명)이 최근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현재 상임위원 5명 중 3명이 남아 있다. 김석진 상임위원(여당 추천)은 임기가 끝났지만 최근 연임됐다. 최성준 위원장도 오는 7일자로 임기가 끝나며, 고삼석 상임위원(야당 추천)은 6월 8일 임기가 종료된다. 이 때문에 방통위는 행정 공백을 우려해 상임위원 2명이 퇴임하기 전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등 주요 안건들을 앞당겨 처리했다.
고삼석 위원은 “황 권한대행이 정말 행정 공백을 우려했다면 중립적인 인사를 선택했어야 한다”며 “40일도 안 남은 ‘시한부 과도 정부’가 차기 정부에 부담을 주는 ‘알박기 인사’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통위 한 직원은 “박근혜 정부가 출발하면서 방통위를 반 토막 냈던 인물(김 실장)이 방통위로 오는 것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이 심하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2017-04-03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