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국’ 꿈꾸는 北, 핵 소형화·ICBM 완성 주력 예상

‘핵보유국’ 꿈꾸는 北, 핵 소형화·ICBM 완성 주력 예상

입력 2017-07-06 16:10
업데이트 2017-07-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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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시험발사를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핵·미사일 기술을 완성 수준으로 끌어올리지는 못했다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 때문에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북한이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이 되기 위해 6차 핵실험과 ICBM급 미사일의 추가 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방부는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며 이는 ‘폭발력이 증대된 핵실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과거 5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통해 폭발력을 지속적으로 키웠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0.4kt(1kt은 TNT 1천t의 폭발력)이었지만, 작년 9월 5차 핵실험에서는 10kt으로 커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핵무기의 폭발력은 15kt이었다.

북한 핵실험의 폭발력이 커진 것은 소량의 핵물질로도 높은 수준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핵탄두 소형화와 직결된다.

핵탄두 소형화 기술은 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핵탄두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 것으로, ICBM급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5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상당한 수준으로 핵탄두 소형화를 이룬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작년 1월 4차 핵실험에서는 처음으로 ‘증폭핵분열’ 기술을 적용했다. 핵분열 장치에 핵융합 물질인 수g의 중수소·삼중수소 고압가스를 주입해 중성자를 발생시키고 핵분열을 촉진하는 기술로, 위력을 최대 10배까지 키울 수 있다. 당시 북한은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통해 폭발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림으로써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한반도를 사정권에 두는 단거리 스커드와 중거리 노동 미사일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 미사일이 탑재할 수 있는 탄두 무게는 700㎏∼1t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급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려면 무게를 500㎏ 수준으로 줄여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 핵탄두 무게가 100㎏ 정도에 불과하고 중국과 인도는 500∼600㎏ 수준이다.

북한은 화성-14형이 ‘대형 중량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탄두 무게가 늘어날수록 사거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북한이 이미 상당한 수준의 핵탄두 소형화를 이룬 만큼, 핵실험을 한두 번만 더 해도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화성-14형과 같은 ICBM급 미사일의 추가 발사를 통해 ICBM 기술을 완성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시도도 할 수 있다.

우리 군은 북한이 ICBM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갖췄는지 불확실하다고 보고 ICBM 개발에 성공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항공우주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도 이날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 기고문에서 “북한이 화성-14형으로 미국 본토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능력을 갖추는 데는 1∼2년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화성-14형을 미국 본토에 대한 실질적인 위협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시험발사를 통해 핵심 기술을 검증해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과 같은 고난도 기술은 여러 차례의 시험발사 없이는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은 화성-14형이 대기권 재진입에도 성공했다고 주장했지만,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북한이 유사시 핵탄두를 탑재한 ICBM급 미사일을 미국 본토를 겨냥해 발사했다가 공중 폭발 등 실패로 돌아갈 경우 북한 입장에서는 재앙적인 결과를 맞을 수 있다. 미국의 즉각적인 핵 보복 공격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진제로 액체연료를 쓰는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한은 고체연료를 쓰는 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올해 2월과 5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고체연료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을 ICBM급으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액체연료를 쓰는 화성 계열과 고체연료를 쓰는 북극성 계열의 ‘투트랙’으로 미사일을 개발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를 달성하고 ICBM 기술을 완성 단계로 끌어올릴 경우 미국 본토 대도시를 핵 공격하는 실질적인 능력을 갖출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

노재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뿐 아니라 추가 핵실험 등 모든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태세를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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