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셔틀외교 합의했지만 위안부·소녀상 진전 없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의 첫 정상회담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이슈뿐 아니라 소녀상 문제까지 거론됐던 것으로 확인됐다.정상회담 당시 청와대는 두 정상의 셔틀외교 복원 등의 성과를 언급하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이 기존 입장을 반복해 진전이 없었다고만 밝혔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정상외교 공백이 오래됐기에 문 대통령께서 미국도 빨리 가셨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도 많은 정상을 만나셨다”며 “그 가운데에는 이견도 분명히 있었지만, 그게 중국이든 일본이든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와의 대화에서는 위안부 문제, 소녀상 문제 등 과거사 문제가 나왔었다”며 “하지만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 정서상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진솔하게 말씀하시면서 이것은 이것대로 관리해 나가고 소통은 계속해 경제 협력이나 문화 교류를 계속해야 한다는 폭넓은 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첫 한일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소녀상 문제까지 거론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실제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과거사 문제 전반에 대해 아베 총리에게 문제를 제기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는 부산 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에 항의해 지난 1∼4월 85일간 주한일본대사를 자국으로 소환하는 등 강경 대응했고, 우리 정부는 소녀상의 위치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장소 변경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는 이를 거부하며 현 위치를 고수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견이 있더라도 대화가 가능하면 그게 바로 신뢰 구축이다. 이견이 없다면 대화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서로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신뢰와 우의를 다지고 그것을 토대로 긴밀한 소통을 하는 게 외교”라고 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는 정상 셔틀외교 복원과 한·중·일 정상회의 추진에 합의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통일 여건 조성을 위한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과 남북대화 필요성 등에 대한 아베 총리의 이해 표명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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